‘시청률 보증수표’ 이보영마저 무관 굴욕, 대체 무슨 일이
조력 사망에 19금 파격 설정, 시청률 1%대로 추락하며 쓸쓸한 종영

MBC ‘메리 킬즈 피플’ 포스터. MBC 제공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던 배우 이보영의 화려한 귀환이 처참한 성적표로 마무리됐다. 13년 만의 MBC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이 저조한 시청률에 이어 연말 시상식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지난 30일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5 MBC 연기대상’에서 ‘메리 킬즈 피플’은 단 하나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다. 주인공 이보영 역시 주요 부문 수상 후보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무관에 그치는 이변이 발생했다.

시청률 47% 여왕의 굴욕



배우 이보영.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화면


이번 결과는 이보영이 그간 쌓아온 명성을 생각하면 더욱 충격적이다. 과거 KBS ‘내 딸 서영이’로 최고 시청률 47.6%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대상을 거머쥐었던 그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이보영이기에 이번 실패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메리 킬즈 피플’은 동명의 캐나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불법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의 이중생활을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삶과 죽음의 존엄성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지며 방영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지만, 막상 뚜껑을 연 뒤의 반응은 냉담했다.

파격 소재의 한계를 넘지 못했나



배우 이보영.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화면


업계에서는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재의 한계’를 꼽는다. 조력 사망(안락사)이라는 소재 자체가 지상파 드라마에서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무겁고 민감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성년자 동성애 코드 등 파격적인 설정이 더해지고, 전 회차가 ‘19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된 점은 시청자층 확장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했다.

첫 회 시청률은 3.2%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은 하락해 마지막 회는 1.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지상파 채널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파격적인 소재가 대중의 외면을 자초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선택과 집중 택한 MBC의 속사정



한편 올해 MBC 연기대상의 영예는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배우 서강준에게 돌아갔다. MBC는 극심한 ‘시청률 가뭄’ 속에서 그나마 화제성과 시청률을 확보한 ‘언더커버 하이스쿨’과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두 작품에 상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MBC는 올해 총 9편의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전무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8.3%일 정도다. 심지어 노정의, 이채민 주연의 ‘바니와 오빠들’은 7차례나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금토극 역대 최저’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메리 킬즈 피플’이 설 자리는 없었던 셈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