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이정재와 ‘더 글로리’ 임지연, 초호화 캐스팅에도 4%대 정체
진부한 스토리, 미스 캐스팅 논란에 결방 초강수까지 뒀지만 결국 반등 실패

tvN ‘얄미운 사랑’ 포스터. tvN 제공


배우 이정재와 임지연이라는 역대급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얄미운 사랑’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4%대 시청률로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얄미운 사랑’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가구 기준 4.8%를 기록했다. 이는 첫 회 시청률 5.5%를 넘지 못한 수치로, 방영 내내 4%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드라마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이정재 임지연 초호화 캐스팅의 초라한 성적표



tvN ‘얄미운 사랑’ 스틸. tvN 제공


‘얄미운 사랑’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이정재의 오랜만인 안방극장 복귀작이자, ‘더 글로리’와 ‘옥씨 부인전’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임지연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흥행 보증수표’로 불렸다.

드라마는 초심을 잃은 톱스타 임현준(이정재 분)과 원칙주의 연예부 기자 위정신(임지연 분)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그렸다. 마지막 회에서는 두 주인공이 힘을 합쳐 거대 언론사 회장의 비리를 폭로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을 거둔 뒤, 결국 재회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청률 30% 자신감은 어디로



연출을 맡은 김가람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욕을 먹더라도 시청률 30%를 목표로 하고 싶다. 역사를 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공약으로 배우들과 함께 가수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에 맞춰 춤을 추는 뮤직비디오를 직접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드라마는 첫 회 이후 줄곧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름값’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tvN ‘얄미운 사랑’ 16회 갈무리. tvN 제공


결방 초강수도 막지 못한 시청자 외면



흥행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진부한 스토리가 꼽힌다. 톱스타와 기자의 사랑이라는 설정부터 시작해 두 사람이 악연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설득력 없이 그려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두 주연 배우의 실제 나이 차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미스 캐스팅’ 논란과 극의 흐름을 깨는 과도한 간접광고(PPL) 역시 시청자들의 외면을 불렀다.

제작진은 시청률 반등을 위해 11~12회 방영을 한 주 연기하는 ‘결방’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내렸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도였지만, 돌아온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얄미운 사랑’은 정체된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한 채 조용히 종영을 맞았다. 이번 사례는 톱스타 캐스팅만으로는 더 이상 시청률을 보장할 수 없다는 방송가의 현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