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시선집중’으로 아침을 열었던 그가 13년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MBC 라디오는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한 언론계 거물이 자신의 ‘친정’으로 돌아온다. 잠시 내려놓았던 마이크를 다시 잡기까지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개인의 컴백을 넘어, 한 방송사의 대대적인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이다. 손석희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MBC 라디오 개편을 통해 13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한다. 그가 진행할 프로그램은 매일 낮 12시 5분에 방송되는 ‘손석희의 12시’다.
2000년부터 13년간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대한민국 아침을 열었던 그가 다시 MBC 마이크 앞에 선다. 그의 복귀 소식만으로도 라디오 애청자들과 방송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년 만의 친정 복귀, 그는 왜 다시 마이크를 잡았나
단순한 추억의 소환이 아니다. MBC 제작진은 ‘손석희의 12시’가 그의 날카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국내외 주요 이슈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시선집중’이 국내 정치·사회 현안에 집중했다면, 새로운 프로그램은 시야를 전 세계로 넓힌다.
제작진은 “젠슨 황의 입국 시간이 속보가 되고, 트럼프의 한마디가 주식시장을 흔드는 시대”라며 “세계의 흐름이 곧 우리의 일상이 된 만큼, 국제 이슈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손석희라는 거물급 진행자를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MBC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그의 복귀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라디오 매체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그의 이름값이 갖는 무게감과 상징성은 청취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손석희만 돌아온 게 아니다, MBC 라디오의 대대적 변신
이번 개편은 손석희의 복귀에만 그치지 않는다. MBC 표준FM(수도권 95.9㎒)은 국제 이슈와 과학 등 전문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는 전통적인 라디오 문법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오전 11시 5분에는 과학 전문 프로그램 ‘오승훈의 이과학 저과학’이 신설된다. 카이스트 박사과정을 수료한 변호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오승훈 아나운서가 인공지능(AI)부터 우주 개척까지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기존 인기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생긴다. ‘트로트 라디오’는 오후 2시 20분으로 시간대를 옮겨 새로운 청취자층을 공략한다. 반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박준형, 박영진의 두시만세’는 오는 28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진행자 교체를 통한 쇄신도 눈에 띈다. 간판 시사 프로그램 ‘뉴스하이킥’은 조승원 기자가 새 진행자로 나서고, 명사들과의 심층 대화로 사랑받은 ‘물음표’에는 아주대 김경일 교수가 새롭게 합류한다. 매일 점심시간, 라디오를 즐겨 듣는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청취 습관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할 만하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