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불법 이민자 단속 영상에 히트곡 무단 사용 논란… “사악하고 역겨워” 분노 표출
“살인자, 강간범 옹호하나?”… 백악관의 살벌한 반격, Z세대 아이콘과 정면충돌
미국의 Z세대를 대표하는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가 백악관을 향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백악관이 불법 이민자 단속 영상에 자신의 히트곡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2일(현지시간) 백악관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충격적인 영상을 하나 게재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이민자들을 체포하고 수갑을 채우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다. 문제는 배경음악으로 카펜터의 히트곡 ‘주노(Juno)’가 사용된 점이다. 심지어 영상 설명에는 ‘주노’의 가사 일부인 “이거 한번 해봤어? 잘 가(Have you ever tried this one? Bye-bye)”라는 문구까지 인용했다.
역겹다 분노한 팝스타와 짧고 달콤한 백악관의 응수
영상을 접한 카펜터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아 “이 영상은 사악하고 역겹다. 비인간적인 의제에 도움이 되도록 내 음악이나 나를 절대 연루시키지 말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카펜터의 항의에 백악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카펜터의 최신 앨범 제목인 ‘쇼트 앤 스위트(Short n’ Sweet)’를 비꼬아 성명을 발표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잭슨 대변인은 “사브리나 카펜터에게 짧고 달콤한(Short n’ Sweet) 메시지를 전한다”며 “우리는 위험한 범죄자, 불법 체류자, 살인자, 강간범, 소아성애자를 우리나라에서 추방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역겨운 괴물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바보이거나 굼뜬 것인가?”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반복되는 음악 무단 사용 논란
유명 팝스타와 백악관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에는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국토안보부(DHS)의 이민자 자진 출국 독려 영상에 자신의 노래 ‘올-아메리칸 비치(All-American Bitch)’가 사용된 것에 대해 “당신의 인종차별적이고 증오심 가득한 선전을 홍보하는 데 내 노래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비욘세, 셀린 디옹, 푸 파이터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선거 유세나 정책 홍보에 자신들의 음악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백악관과 맞선 Z세대 아이콘 사브리나 카펜터는 누구
사브리나 카펜터는 2013년 디즈니 채널의 인기 시리즈 ‘걸 미츠 월드’를 통해 데뷔하며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이후 가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Z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발매한 싱글 ‘에스프레소(Espresso)’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이 곡은 공개 한 달 만에 스트리밍 2억 회를 돌파했으며, 빌보드 핫 100 차트 3위에 오르는 등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해당 곡이 수록된 앨범 ‘Short n’ Sweet’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팝 부문 솔로 퍼포머상과 가창 앨범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오르는 등 음악성까지 인정받았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