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유튜버 ‘원지의 하루’, 지하 2층 창문 없는 사무실 공개 후 ‘블랙기업’ 뭇매
평소 자신에겐 아낌없던 모습과 대비… 두 차례 사과에도 구독자 100만 붕괴

유튜버 ‘원지의 하루’ 캡처


100만 구독자를 거느리며 큰 인기를 끌던 여행 유튜버 ‘원지의 하루’(본명 이원지)가 때아닌 ‘블랙기업’ 논란에 휩싸이며 구독자 100만 선이 무너졌다. 직원을 위해 마련했다는 새 사무실 환경이 공개된 후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결과다.

유튜브 채널 통계에 따르면 ‘원지의 하루’ 채널 구독자 수는 지난달 20일 사무실 공개 영상이 올라온 이후 약 12일 만에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102만 명에 달했던 구독자는 논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팬들의 실망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하 2층 6평 사무실… 교도소 아니냐 비판 봇물



논란의 시작은 지난 11월 20일 원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새 사무실 영상이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이 사무실은 지하 2층에 자리한 약 6평(약 19.8㎡) 규모의 공간이었다. 문제는 창문이 전혀 없는 데다, 3명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기에는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점이었다.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영상 댓글에는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성장하는 채널도 아니고 100만 유튜버 사무실이 저런 환경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하 2층 창문 없는 곳은 사람이 일할 환경이 아니다”, “6평에 3명은 교도소 독방 수준”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원지는 “건물 전체 환기 시스템으로 공기 순환이 이뤄져 창문이 없어도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판교역과 가깝고 주차가 편하며 주변 편의시설이 좋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자신에겐 과감한 투자, 직원에겐… 두 번 사과에도 싸늘



첫 해명에도 비판이 계속된 이유는 원지가 평소 콘텐츠를 통해 보여준 모습과 상반됐기 때문이다. 원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자신을 위해 고가의 장비나 숙소, 음식 등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모습을 콘텐츠의 주요 매력 포인트로 삼아왔다. 이러한 모습에 익숙했던 구독자들은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더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낀 것이다.

결국 원지는 2차 사과문을 통해 “고용주로서 저의 배려와 생각이 너무나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직원들이 매일 시간을 보내며 일해야 하는 공간인 만큼 무엇보다 근무 환경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어야 했다”고 인정하며, 더 나은 환경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사과에도 불구하고 구독자 이탈은 막지 못했다. 이번 논란은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이 직원을 고용하며 기업의 형태를 갖춰나가는 과정에서 대표로서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