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음악 매체 롤링스톤이 ‘올해의 앨범’을 발표하며 K팝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룹 활동과는 또 다른 매력,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치며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누구일까.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와 트와이스의 채영이 세계적인 음악 전문 매체 ‘롤링스톤’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앨범’ 리스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K팝의 저력을 과시했다.
3일(현지시간) 롤링스톤이 발표한 ‘2025년 최고의 앨범 100선(The 100 Best Albums of 2025)’에 따르면, 제니의 첫 솔로 정규앨범 ‘루비(Ruby)’와 채영의 첫 솔로 정규앨범 ‘릴 판타지(LIL FANTASY) vol.1’가 각각 29위와 86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K팝 그룹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리애나의 후손 극찬 받은 제니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제니의 ‘루비’는 평단의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롤링스톤은 제니의 앨범에 대해 “2000년대와 2010년대 알앤비(R&B)풍 팝을 지배했던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오며, 때로는 그것을 흥미롭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니는 달콤한 팝 알앤비의 중심을 장악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며 “리애나가 2016년 ‘안티(Anti)’로 보여줬던 흐릿한 자기 성찰의 2세대 후손처럼 느껴지게 했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루비’는 제니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등 총 15곡을 담아낸 앨범이다. 이번 성과는 최근 개인 레이블 ‘오드 아틀리에(OA)’를 설립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제니의 성공적인 첫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실제로 제니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2025 결산’ 차트에서도 K팝 솔로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2025년 최고의 팝 앨범’에 이름을 올리며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한 바 있다.
몽환적 싱어송라이터 채영의 발견
86위에 오른 채영의 ‘릴 판타지’ 역시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인정받았다. 롤링스톤은 “솔로 데뷔 앨범에서 오랜 친구를 잃고, 용서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자아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노랫말이 싱어송라이터 채영의 몽환적인 노래에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트와이스의 앨범 수록곡 작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워온 채영은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만의 감성과 이야기를 온전히 풀어냈다. 트와이스의 활동과는 다른, 한층 더 깊고 개인적인 채영의 예술성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그룹 넘어 솔로 아티스트로 증명된 가치
두 사람의 이번 성과는 K팝 아이돌이 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 개별 아티스트로서도 충분한 경쟁력과 음악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과거 K팝 그룹의 성과가 주로 팬덤의 규모로 평가받았다면, 이제는 음악성 그 자체로 권위 있는 매체의 인정을 받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한 가요계 관계자 김모 씨는 “롤링스톤과 같은 주류 매체의 평가는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중요한 지표”라며 “제니와 채영의 사례는 후배 솔로 아티스트들에게도 좋은 자극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