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청조 사기 인식 못 하고 이용당한 것”
사건 종결에도 여전한 악플 세례, 변호인 측 “명백한 범죄” 경고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세기의 사기꾼’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도왔다는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검찰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것이다. 남현희는 직접 불기소 결정서를 공개하며 법적 결백을 알렸지만, 사건 종결과 무관하게 쏟아지는 악성 댓글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현희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방조 등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를 게시했다.
검찰 전청조에게 이용당했을 뿐
공개된 결정서에는 남현희의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검찰은 “피의자(남현희)가 고소인에 대한 전청조의 사기 범행이나 다른 범죄 행위를 인식했다기보다는, 전청조에게 이용당한 것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이는 남현희가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알면서도 도운 것이 아니라, 그 역시 피해자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남현희의 법률대리인인 손수호 변호사(법무법인 지혁) 역시 SNS를 통해 “드디어 남현희 감독 사건 검찰 불기소 결정서를 받았다. 혐의 없음의 이유를 다시 한번 명확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결정서 내용을 인용하며 “‘전청조에게 이용당한 것’, ‘아이클라우드 비밀번호까지 제공받아 확인했음’, ‘전청조의 사기 전과 등을 알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음’ 이렇게 민사도 끝났고 형사도 끝났다”고 강조했다.
사건 종결에도 충격적 수위의 악플 여전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됐음에도 남현희를 향한 온라인상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위가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손 변호사는 “심각한 모욕 댓글이 여전히 많이 달린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근 확인해보니 매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성적 비하 댓글이 전국 각지에서 무수히 올라왔다. 내용과 수위가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범죄이며 처벌 대상이다.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재혼 사기극
앞서 남현희는 2023년 10월, 재벌 3세를 사칭한 전청조와의 재혼을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전청조의 성별과 사기 전과 등 과거 행적이 드러나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기 사건으로 번졌다.
전청조는 재벌 혼외자를 행세하며 2022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며, 남현희의 조카를 폭행·협박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징역 4년을 더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남현희 역시 공범 의혹에 휩싸여 1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