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산증인 후덕죽 셰프, ‘유퀴즈’서 폐업 위기 전말 공개
삼성가(家)의 제일주의 철학 속에서 맛 하나로 운명을 바꾼 비하인드 스토리
한국 중식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후덕죽 셰프가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과의 아찔했던 일화를 공개한다.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해 주목받은 후 셰프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산증인으로서 겪었던 비화를 털어놓는다. 특히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팔선 폐업 위기설’의 전말이 밝혀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삼성의 제일주의와 폐업 지시
이날 방송에서 MC 유재석은 “팔선 오픈 멤버로 합류했지만 1등을 못 해서 이병철 회장이 폐업 지시를 내렸다더라”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후 셰프는 당시의 긴박했던 분위기를 전하며 “삼성의 경영 철학이 1등이 아닐 바엔 안 하는 게 낫다는 제일주의”라고 설명했다.
당시 부주방장이었던 그는 주방장이 힘든 상황에 그만두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주방을 이끌게 되었다. 식당의 존폐가 그의 손에 달리게 된 것이다.
맛 하나로 운명을 바꾼 순간
팔선의 운명을 바꾼 것은 이병철 회장의 큰딸인 고(故)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예리한 미각이었다. 후 셰프는 “이병철 회장님 큰따님이 호텔 고문을 하셨는데, 팔선 음식을 드시더니 ‘맛이 달라졌다’고 하셨다”며 “이후 회장님을 직접 모시고 식당에 오셨다”고 회상했다.
폐업 직전의 식당을 살린 것은 결국 ‘맛’의 힘이었다. 그는 “회장님도 음식 맛이 달라졌다고 인정하셨고, 그때부터 팔선을 닫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극적인 반전 스토리를 전했다. 한 셰프의 뚝심과 실력이 삼성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불도장과 50년 요리 외길 인생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후 셰프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불도장’의 국내 도입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진다.
중국 최고의 보양식으로 불리는 불도장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기 위해 수십 번 중국을 오가며 연구했던 그의 열정은 한국 중식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의 엄격한 품질 관리 속에서 5성급 호텔 주방장 자리를 굳건히 지킨 그의 50년 요리 외길 인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