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움의 대명사에서 ‘그래니 룩’으로, 제니와 카리나도 입었다
작업복에서 하이패션으로, K-패션의 새로운 아이콘이 된 김장 조끼의 모든 것

사진=이영애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이영애가 전통시장에서 포착된 모습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수한 옷차림 속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꽃무늬 패턴의 ‘김장 조끼’였다. 한때 촌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 아이템이 그녀를 만나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영애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통시장 나들이~ 힐링하고 갑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그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갓을 써보거나 한복을 구경하는 등 소탈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이다. 우아함의 대명사였던 그녀가 선택한 의외의 패션 아이템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산소 같은 그녀의 반전 매력



사진=카리나, 제니 인스타그램 캡처


이영애가 착용한 조끼는 흔히 ‘할머니 조끼’로 불리며 김장철이나 추운 날씨에 보온을 위해 입던 생활복이다. 그러나 이영애는 이 조끼를 특유의 단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패션 아이템으로 격상시켰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자연스러운 모습이 조끼의 푸근한 매력과 어우러져 색다른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는 패션계에 불어닥친 ‘그래니 룩(Granny Look)’ 열풍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다. 그래니 룩은 할머니의 옷장에서 꺼낸 듯한 빈티지하고 편안한 스타일을 의미하는 트렌드다. 촌스럽다고 외면받던 아이템이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 만나 새롭게 재해석된 것이다.

아이돌부터 톱배우까지, 왜 빠졌을까



사실 김장 조끼의 유행은 이영애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블랙핑크 제니, 에스파 카리나, 소녀시대 태연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K팝 스타들이 먼저 이 아이템을 선택하며 화제를 모았다. 제니는 명품 브랜드 C사의 로고가 박힌 비슷한 디자인의 패딩 조끼를 선보여 고급스러운 재해석을 보여줬다.

카리나 역시 화려한 꽃무늬 조끼를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힙’한 매력을 뽐냈다. 이처럼 시대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이 스스럼없이 할머니 조끼를 선택하면서, 이 아이템은 더 이상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패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편안함과 실용성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이 주는 신선함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작업복에서 하이패션으로



김장 조끼의 변신은 패션의 역사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광부들의 작업복이었던 청바지나 군인들의 방수 외투에서 유래한 트렌치코트처럼,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 의류가 대중적인 패션으로 확장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러한 현상은 옷의 본질과 실용성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려함만을 좇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만의 이야기와 편안함을 담은 패션이 진정한 멋으로 인정받는 시대다. 김장 조끼는 K-컬처의 독창성과 맞물려 K-패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