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후 78억 빚더미에 집까지 경매 위기, 절망적 상황에 놓였던 정선희.
이경실 주도로 동료들이 하루 만에 3억 5천만 원을 모아준 감동적인 사연을 고백했다.
개그우먼 정선희가 과거 극심한 생활고로 절망의 나락에 빠졌을 당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동료들의 훈훈한 미담을 공개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떠안은 막대한 빚과 집 경매 위기 속에서 그녀에게 손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동료들이었다. 특히 이경실의 주도적인 역할, 홍진경의 용기를 북돋는 조언, 그리고 하루 만에 모인 거액의 도움은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18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왜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일까?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말자쇼’에 출연한 정선희는 스스로를 ‘인생의 은인이 많은 사람’이라 칭하며, 잊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동료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78억 빚더미와 집 경매라는 절망
2007년 배우 안재환과 결혼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정선희.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2008년, 남편과 사별하는 큰 아픔을 겪었다.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에게 닥친 것은 남편이 남긴 약 78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채였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유일한 안식처였던 집마저 경매에 부쳐지며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소주 반 병 마시고 용기를 내라
모든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던 정선희는 누구에게도 쉽게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다. 평소 무대 불이 꺼지면 말을 잘 못 하는 내향적인 성격 탓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이었다.
정선희는 당시 홍진경이 “언니, 지금 냉장고에 소주 있어? 반 병만 그냥 때려 넣고 용기를 내서 전화를 돌려라”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친구의 현실적인 조언은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되었다.
이경실의 행동력 하루 만에 모인 3억 5천
홍진경의 조언으로 용기를 낸 정선희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고 발 벗고 나선 이는 대선배 이경실이었다. 이경실은 정선희의 딱한 사정을 듣고 곧바로 동료 개그맨들에게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경실을 중심으로 동료들은 십시일반 힘을 보탰고,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3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이 모였다. 정선희는 “그분들이 수혈을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서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그렇게 도와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나를 살게 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돈은 정선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다. 그녀는 “사실 다 놓고 죽고 싶어도 빚은 갚고 죽자는 생각을 했다”며 “그거 갚으려는 책임감이 나를 몇 년 살게 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심경을 털어놓은 것이다.
정선희는 방송을 통해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아직 세 분이 자꾸 계좌를 얘기 안 해 주고 있다. 이제는 계좌를 좀 달라”고 덧붙이며 훈훈한 웃음을 자아냈다. 1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빚을 갚으려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