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몽’으로 빚더미에서 벗어났던 배우 순동운. 낙상 사고와 실명으로 연기를 중단해야 했던 그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
지적장애를 가진 딸을 둔 가장으로서, 다시 연기자로 돌아오고 싶다는 그의 최근 근황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브라운관을 누비던 중견 배우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인기 드라마 ‘주몽’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 순동운이 바로 그런 경우다. 그가 돌연 활동을 멈춰야 했던 배경에는 낙상 사고와 새로운 가족, 그리고 동료들에게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이 있었다. 40년 경력의 배우는 왜 카메라 앞을 떠나야만 했을까.
최근 유튜브 채널 ‘그때 그 사람’을 통해 공개된 순동운의 근황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과거 겪었던 시련과 현재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주몽의 영광 뒤 찾아온 시련
순동운에게 2006년 방영된 MBC 드라마 ‘주몽’은 연기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극 중 대장장이 총책임자 ‘왕소문’ 역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아 산더미 같던 빚을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주몽’ 종영 후 김포에서 국수집을 열었지만, 잦은 음주와 아내와의 갈등이 겹치며 2년 만에 폐업의 아픔을 겪었다. 성공 뒤에 찾아온 실패는 그의 삶을 다시 흔들었다.
카메라를 등진 결정적 이유, 실명
그에게 결정타를 날린 것은 예기치 못한 사고였다. 낙상 사고로 경추를 심하게 다쳐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이 과정에서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점이다.
순동운은 연기 활동을 중단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실명’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극 촬영 시에는 안경을 쓸 수 없는데, 특히 야간 촬영 때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다른 배우나 스태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활동을 멈췄다”고 털어놓았다. 동료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베테랑 배우의 책임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새로운 가족과 함께 여는 인생 2막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그에게 새로운 빛이 되어준 것은 현재의 아내와 딸이다. 재혼 과정에서 아내에게 지적장애를 가진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는 기꺼이 아빠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처음에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멍했지만, 지금은 딸을 만날 때마다 목소리 연기를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현재 여주에 터를 잡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순동운. 아내의 따뜻한 응원과 동료 배우 윤철형의 진심 어린 조언에 힘입어 다시 연기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금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면서도 “연기를 다시 시작해 삶의 활력을 되찾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시련을 딛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그의 용기 있는 도전에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