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 18세’로 서태지와 함께 신인상을 수상했던 가수 한서경의 근황이 공개됐다.

한순간에 전 재산을 잃고 월셋방을 전전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은 무엇일까.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지난 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한서경의 가슴 아픈 근황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히트곡 ‘낭랑 18세’로 ‘서태지와 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던 그녀가 어쩌다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일까. 그녀의 삶을 뒤흔든 것은 단순한 불운이 아니었다. 믿었던 지인의 배신으로 시작된 불행은 연이은 가족의 비극, 그리고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지며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한 영광의 순간



1992년은 한국 대중음악계에 혁명과도 같은 해로 기억된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로 가요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꿨기 때문이다. 쟁쟁한 신인들이 쏟아져 나왔던 그해, 한서경은 트로트와 댄스 음악을 절묘하게 결합한 ‘낭랑 18세’를 발표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독특한 창법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고, 그녀는 그해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였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한순간에 무너진 삶, 200m 지하로 추락



하지만 찬란했던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2년 전,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가족처럼 믿고 의지했던 지인의 끈질긴 권유로 빙수 사업에 뛰어든 것이 화근이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사업은 거액의 사기로 이어졌고, 그녀는 평생에 걸쳐 모은 전 재산을 한순간에 잃었다. 부의 상징과도 같았던 강남의 아파트마저 처분하고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다.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한 그녀는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 저렴한 월셋방을 전전하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 200m는 더 내려가 있더라”는 말로 당시의 참담했던 심경을 표현했다.

끝없이 이어진 시련, 엎친 데 덮친 격



경제적 파탄만으로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불행은 꼬리를 물고 찾아왔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해야 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남긴 충격은 고스란히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큰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결국 치매 판정을 받고 기나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행사 무대마저 모두 취소되어 생계가 막막해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절망 속 한 줄기 빛, 아들의 존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절망의 순간,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아들의 존재였다. 한서경의 아들은 엄마의 끼와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아 현재 일본에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서경은 방송을 통해 아들에게 “네가 생활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어느 정도를 쓸 수 있는지 대충 안다. 너는 한 번도 내게 옷이나 신발 같은 걸 사달라고 조른 적이 없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아들에게 우리 엄마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