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보낸 1년 1개월, 아들이 SNS에 남긴 글에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47차례 항암 치료에도 놓지 않았던 목소리…그녀가 마지막까지 사랑했던 단 한 가지

지하철 안내방송과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의 목소리로 사랑을 받은 강희선(65) 성우가 6일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아들 안은석씨는 “3일간의 어머니 장례를 마쳤다”며 조문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은석씨 인스타그램 캡처


‘짱구 엄마’와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로 대중에게 친숙했던 성우 강희선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가 끝난 뒤, 고인의 아들 안은석 씨가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그의 글에는 ‘1년 1개월’이라는 시간과 어머니를 향한 ‘마지막 인사’가 담겨 있었다. 3일간의 장례를 마친 그가 세상에 전한 이야기는 단순한 슬픔, 그 이상이었다.

안은석 씨는 지난 6일 장례를 마친 뒤 조문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이자 짱구 엄마 봉미선이었던 강희선님을 추모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어머니께서도 많이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들이 1년 1개월 만에 어머니를 방으로 모신 사연



이어진 다른 게시물에서 그는 가슴 먹먹한 사실을 공개했다. 안 씨는 “오늘 어머니 발인을 마치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던 방에 1년 1개월 만에 모셔드렸다”고 밝혔다.
고인은 병세가 악화하며 입·퇴원을 반복하다 마지막 1년 1개월을 병실에서 보냈다. 아들은 긴 투병 끝에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를 향해 애끓는 마음을 쏟아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사무치게 그리운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아들이어서 행복했다. 이제 아픔 없이 편히 쉬시라. 사랑한다.”

고 강희선 성우는 대중의 기억 속에 다양한 목소리로 남아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서울·부산 지하철 안내방송이 그의 목소리다.
또한 ‘빨강 머리 앤’, ‘베르사유의 장미’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물론,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등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20년 넘게 맡아온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로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47번의 항암에도 짱구 녹음을 멈추지 않았던 이유



고인은 지난 2024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대장암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당시 시한부 2년 선고를 받았음에도 47차례의 항암 치료를 견디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그는 항암 치료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녹음을 끝까지 마쳐 동료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방송에서 그는 “이렇게 아픈데 짱구마저 없었으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며 “나는 성우라는 내 직업을 너무 사랑한다”고 말해 직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