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의 남다른 책임감, ‘가족사’ 한마디에 갈린 두 스타의 명암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불거진 지 3일 만에 ‘몰랐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를 전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한 가수의 과거 행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려진 가수 청하다. 두 사람의 극명하게 다른 ‘가족사’와 ‘역사 인식’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사과했지만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는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에서 활동하고 ‘내선일체 모범가정’으로 선정되는 등 뚜렷한 친일 부역 행적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하영은 사흘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SNS를 통해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단순히 조상의 과오 때문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뿌리가 되는 가족사를 제대로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느낀 이들이 많았다.
독립운동가 후손 청하, 남달랐던 행보의 배경
하영의 안일한 역사 인식과 달리, 청하의 과거 행보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 청하는 과거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 그의 발언이 이번 사태와 맞물려 다시 주목받는 것이다.
청하는 시험 도전 계기에 대해 “할아버님께서 독립운동가셨다. 어머니께서 항상 ‘언젠가는 한국사를 네가 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털어놨다.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실제로 청하의 외할아버지는 독립유공자 석은 김용근 선생이다. 김용근 선생은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투옥돼 옥고를 치르는 등 조국 독립에 헌신한 인물이다. 가족의 역사가 곧 한국의 역사였던 셈이다.
결국 대중이 주목하는 지점은 조상의 과거가 아닌, 이를 마주하는 후손의 태도다. ‘몰랐다’는 한마디의 무게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낳는지 두 스타의 사례가 명확히 보여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