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들
화려한 할리우드와 가슴 울리는 한국 뮤지컬 영화, 당신의 선택은?
“오늘 밤, 춤과 노래가 있는 영화 한 편 어때?”요즘같이 감성 충만해지는 가을 밤 리모컨을 들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헤매다 보면 문득 뮤지컬 영화가 끌리는 날이 있다. 아쉽게도 현재 넷플릭스 한국에서는 ‘라라랜드’나 ‘시카고’ 같은 명작들은 서비스가 끝났다.
하지만, 현재에도 넷플릭스에는 당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매력의 뮤지컬 영화들이 많이 있다. 화려한 쇼와 깊은 메시지를 담은 할리우드 작품부터, 우리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한국 작품까지. ‘오늘 밤’을 책임질 넷플릭스 뮤지컬 영화들을 소개한다.
화려함과 울림, 할리우드의 스펙터클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의 강점은 단연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퍼포먼스다.이야기는 여자친구와 프롬(졸업 파티)에 갈 수 없게 된 시골 소녀 엠마의 사연으로 시작한다. 한물간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자신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엠마를 돕겠다며 나서면서 유쾌하고 따뜻한 소동이 벌어진다.
LGBTQ+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화려하고 신나는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음악과 춤으로 풀어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30살이 되기 전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앤드류 가필드의 신들린 연기를 통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주인공의 불안과 열망, 좌절의 감정이 음악 그 자체가 되어 관객의 마음에 강렬한 파동을 일으킨다.
화려한 군무 대신 한 인간의 뜨거운 삶의 독백이 궁금하다면 최고의 선택이다.
익숙한 멜로디의 힘, 한국 뮤지컬 영화의 저력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도 뮤지컬 장르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가요를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은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다.이문세, 토이, 이승철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명곡들이 두 사람의 여정과 어우러지며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특별한 퍼포먼스 없이도, 우리 모두의 추억이 담긴 노래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한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와 그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의 무게감과 뮤지컬적 표현을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특히 안중근 역을 맡아 무대에서도 활약했던 배우 정성화의 압도적인 가창력은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된다.
“누가 죄인인가”를 외치는 법정 장면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한국 뮤지컬 영화가 도달한 새로운 경지를 느끼게 한다.
할라우드 vs 한국 뮤지컬 영화
할리우드 뮤지컬이 화려한 볼거리와 보편적인 메시지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면, 한국 뮤지컬 영화는 우리의 정서와 추억을 파고드는 힘이 있다.어느 쪽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오늘 밤, 당신의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다시금 심장을 뛰게 할 노래가 넷플릭스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