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 곽도원 음주운전 논란에 3년간 표류... 제작진의 이례적 초강수
유지태·이민정·이범수 초호화 캐스팅에도 빛 못 볼 뻔... 논란 딛고 흥행할까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3년 가까이 창고에 묵혀있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가 마침내 오는 18일 베일을 벗는다.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연 배우의 사회적 물의로 공개 자체가 불투명했던 작품이 논란의 흔적을 지우고 대중 앞에 서는 것이다.
‘빌런즈’는 초정밀 위조지폐 ‘슈퍼노트’를 둘러싼 악인들의 피 튀기는 대결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이름만 들어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유지태는 범죄를 설계하는 천재 ‘제이’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고, 이민정은 최고의 지폐 도안 아티스트 ‘한수현’ 역으로 파격 변신에 나선다. 이범수는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제이를 집요하게 쫓는 전 국정원 금융범죄전담팀장 ‘차기태’ 역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초호화 캐스팅에도 3년간 묵혔던 이유
문제는 곽도원이었다. 그는 ‘빌런즈’에서 돈에 집착하는 악덕 비리 형사 ‘장중혁’으로 등장해 주요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빌런즈’가 2022년 모든 촬영을 마치고 공개를 앞둔 시점, 그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되면서 모든 것이 멈춰 섰다.
곽도원은 2022년 9월 25일 제주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8%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적발됐고, 이듬해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면허 취소 수치를 훌쩍 넘는 높은 수치에 대중의 비판은 거셌고,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주연 배우 흔적 지우기 나선 제작진
3년 만의 공개를 결정한 제작진은 ‘곽도원 지우기’라는 초강수를 뒀다. 논란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 등 모든 공식 홍보물에서 곽도원의 모습을 완전히 들어낸 것이다. 지난 4일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유지태, 이범수, 이민정 세 사람만 등장했으며,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이민정은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슈가 있어서 작품 공개가 밀렸다. 3년간 편성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답답했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공개되는 만큼 배우들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유지태는 “밀도 있고 섬세한 시나리오가 인상 깊었다”며 “기존 악당들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민정 역시 “캐릭터가 강렬하고 속고 속이는 전개가 매력적”이라며 “처음 선보이는 장르물이라 저 또한 첫 방송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빌런즈’는 곽도원에게만 상처를 남긴 것이 아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소방관’ 역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당시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은 “솔직히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숱한 논란과 기다림 끝에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 ‘빌런즈’가 작품의 힘으로 모든 악재를 딛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