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OTT 플랫폼을 휩쓴 새로운 K-호러의 등장
소원을 이루는 가장 달콤하고도 끔찍한 방법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위시(WISH)’가 그 주인공이다. 공개 첫 주 만에 23개국에서 TOP 10에 진입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을 보인다. ‘위시’는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설정에서 출발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린다. 터치 한 번으로 시작되는 비극. 그 흡입력은 상당하다.
단순한 공포가 아닌, 현실을 파고드는 소원 앱
혹시 당신이라면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위시’는 이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지며 시작한다. 극 중 인물들은 각자의 절박한 이유로 앱을 설치한다. 가난한 취업준비생은 거액의 돈을, 왕따를 당하던 학생은 인기를, 시한부 환자는 건강을 소원으로 빈다.앱은 실제로 그들의 소원을 이뤄준다. 하지만 방식이 끔찍하다. 10억 원을 원했던 주인공에게는 가족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식이다. 소원은 이뤄졌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대가로 지불해야만 한다. 이처럼 ‘위시’는 귀신이나 잔인한 장면 없이, 일상에 스며든 공포와 인간 심리를 자극하며 서늘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호러의 섬뜩한 대가
어째서 해외 시청자들은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위시’의 성공은 K-호러가 지닌 독특한 문법과 맞닿아 있다. 서구권 호러가 주로 시각적 충격에 집중한다면, ‘위시’는 인과응보와 업보라는 동양적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자신이 빈 소원의 대가가 반드시 자신에게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 철학적 질문까지 던진다.총 8부작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회당 약 50분의 러닝타임 동안 촘촘한 서사와 인물 간의 갈등을 그려낸다. 제작사 관계자는 “소재의 보편성과 K-콘텐츠 특유의 디테일한 감정선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공포”, “앱을 지우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등의 반응이 쏟아지며 입소문을 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처럼 여겨지는 시대. ‘위시’는 가장 친숙한 기기를 통해 가장 근원적인 공포를 자극한다.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혹독한 대가, 이는 비단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K-호러의 역사를 쓰고 있는 ‘위시’의 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