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젊은 피는 신호 역할…골수가 회춘 단백질 분비” 메커니즘 규명

젊은 피가 골수를 자극해 만들어지는 특정 단백질이 노화된 피부를 회춘시키는 핵심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젊은 피가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최근 독일 연구팀이 이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피가 골수(骨髓)를 자극해 만들어지는 특정 단백질이 노화된 피부를 회춘시키는 핵심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젊은 피 단독으론 ‘무효’…골수와의 상호작용이 핵심

독일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 AG) 연구팀은 피부 노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첨단 ‘장기 칩(Organ-on-a-chip)’ 기술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칩 위에 3차원 인공 피부 모델과 혈액 세포를 만드는 인공 골수 모델을 함께 배양했다.
이 시스템에 30세 미만의 ‘젊은 혈청’과 60세 이상의 ‘노인 혈청’을 각각 주입해 그 변화를 관찰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노인 혈청이나, 골수 없이 젊은 혈청만 단독으로 처리했을 때는 피부 모델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골수 모델과 함께 배양된 피부에 젊은 혈청을 주입하자, 세포 분열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피부의 생물학적 나이가 감소했으며 콜라겐 합성량이 증가하는 등 뚜렷한 항노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젊은 피가 피부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골수 세포에 특정 신호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호를 받은 골수 세포가 피부 회춘을 유도하는 핵심 단백질들을 분비함으로써 실질적인 노화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메커니즘이 규명된 것이다.

차세대 항노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연구팀은 단백질체학 분석을 통해 골수가 분비하는 여러 단백질 중 가장 뛰어난 항노화 효과를 보이는 7종의 핵심 단백질을 특정했다. 이 단백질들은 노화된 피부 세포의 재생 능력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 단계의 성과로 실제 인체 적용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노화 제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이 ‘골수 유래 단백질’을 이용해 피부에 바르거나 주사하는 형태의 차세대 항노화 치료제나 기능성 화장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나아가 개인의 골수 세포를 활용한 맞춤형 노화 치료 기술의 가능성까지 제시하며, 이번 연구가 인류의 오랜 꿈인 ‘건강하게 나이 들기’를 앞당기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지 주목된다.

해당 연구는 Aging 저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