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영양, 안전까지… 전자레인지 사용 전 이해해야 할 핵심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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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음식이나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버튼 하나로 금세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편하게 조리되는 과정에서 음식 속 물질과 식감, 영양, 심지어 우리의 몸 속 반응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는 분들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자레인지는 마법 같지만, 물 분자가 진동하고 열로 바뀌는 물리-화학적 과정이 숨어 있다”며 “조리 방식에 따라 영양이나 식감, 안전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제 왜 전자레인지 조리가 일반 조리법과 조금 다른지, 무엇을 조심하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전자레인지가 작동하는 원리: 물 분자의 진동이 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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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를 작동하면 내부의 마그네트론이 전자기파(마이크로파)를 생성합니다. 이 전자기파는 음식 속 주로 물 분자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마찰열로 바뀌어 음식 내부가 빠르게 가열됩니다. 물 함량이 높은 음식일수록 이 과정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됩니다. 즉, 전자레인지는 외부 열원으로 표면을 가열하는 오븐과 달리, 음식 내부에서부터 열이 발생하고 전도를 통해 전체로 퍼지는 방식입니다.

이해하면 ‘속은 뜨뜻하고 겉은 차갑다’거나 ‘중간이 차갑다’는 경험이 왜 나오는지 설명이 됩니다.

2. 영양 변화는? 전자레인지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 이유

많은 사람들이 전자레인지 조리가 영양을 크게 망칠 것이라 걱정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는 오히려 이 방법이 영양 보존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예컨대, 물을 많이 사용해 오래 끓이는 방식(삶기)은 수용성 비타민(C, B군)이 물에 녹아 버리는 반면, 전자레인지는 짧은 시간·적은 물 사용으로 열 노출이 적어 영양 손실이 적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레인지 조리로 인해 저항전분이 증가하거나 항산화능력이 향상되었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는 영양 파괴기”라는 고정관념보다는 “조리 시간과 물 사용을 줄이는 효율적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3. 하지만 식감과 조리 품질에서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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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함량, 음식 종류, 조리 시간 등에 따라 식감 변화가 꽤 나타납니다. 예컨대 수분이 많은 채소나 국물류는 부드러워지는 반면, 빵, 감자튀김, 튀김류처럼 겉이 바삭해야 할 음식은 전자레인지에서 눅눅해지거나 식감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자레인지 조리 시 가열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표면은 뜨겁지만 내부는 차갑거나 반대로 특정 부위가 과열되는 경우도 있어 먹다가 뜨거운 부분에 데이거나 식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4. 안전성과 주의사항: 전자파?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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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가 내뿜는 마이크로파는 비이온화 방사선으로, DNA를 손상시키거나 음식 자체를 ‘방사능 식품’으로 만드는 성질은 없습니다. 즉, 가족이 가까이에 있어도 안전 기준 안에서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조리 방식·용기·시간 등에 따라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면 화학물질이 음식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음식이 고르게 데워지지 않으면 일부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어 식품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열이나 밀폐된 용기 조리는 내부 압력 증가로 터짐이나 화상 위험이 있습니다.

5. 전자레인지 사용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팁

가능한 유리나 세라믹 용기를 사용하고, 플라스틱은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 것만 선택하세요. 음식을 중간에 한 번 뒤집거나 섞어 열을 고루 분포시키세요. 뚜껑이나 랩을 사용할 때는 스팀이 빠질 수 있도록 틈을 남기세요. 바삭한 식감이 중요한 음식(튀김, 피자 등)은 오븐이나 토스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 시간이 짧고 물을 적게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조리는 영양 보존에 유리하므로, 가능하면 이 방식으로 채소·찌개류 등을 데우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는 빠르고 편리한 조리 도구이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면 “영양을 지키면서 시간도 지키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남은 음식을 다시 데울 때면, “물 분자가 지금 진동 중일까?” 한번 떠올리며 조금 더 건강하게 조리해보세요.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