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가능한 ‘이 방법’, 냉수욕과 효과 비슷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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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차가운 물’ 건강법

최근 몇 년 사이 운동선수와 헬스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냉수욕’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얼음이 둥둥 떠 있는 물에 온몸을 담그는 극단적인 냉수 노출은 염증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냉수욕 시설을 마련하거나 아이스 배스를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럼 집에서 찬물 샤워를 해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는 가장 좋다고 말하지만, 단기적으로 차가운 물의 노출이 주는 이점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찬물 샤워는 실제 냉수욕과 얼마나 비슷한 효과를 낼까?

찬물 노출이 주는 주요 건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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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알려진 효과는 바로 염증 감소다. 한 연구에서는 약 10분간 찬물 샤워가 신체의 염증과 근육 경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차가운 물에 신체를 담그는 냉수욕 역시 비슷한 진통과 염증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운동 후 회복을 촉진하거나 근육통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차가운 물은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찬물은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준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단기 냉수 노출이 기분을 끌어올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침 샤워를 미지근한 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에 30초~1분 정도 차가운 물을 틀어 ‘잠을 깨는 루틴’으로 활용한다.

또한 냉수 노출은 기초 대사량을 일시적으로 높여 몸의 열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대사 활성화는 체온 유지 과정에서 칼로리 소모량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모든 근거를 모아 보면, 10분 정도의 찬물 샤워는 단기 냉수욕과 거의 유사한 건강 효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며, 실험 대상도 일반인이 아닌 특정 집단(운동선수, 건강한 성인 등)으로 한정된 경우가 많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뜨거운 욕조가 생각나는 겨울, 놓치지 말아야 할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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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샤워한다고 해서 안전에 대한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 냉수욕이나 아이스 배스 같은 극단적 냉수 노출은 자칫하면 저체온증, 심장에 무리, 심한 경우 냉수 쇼크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호흡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심박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으로, 위험 상황에서는 수영 중 익사로 이어질 수 있다.

샤워는 몸을 완전히 담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이지만, 그럼에도 아래와 같은 상황이라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 또는 저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

-당뇨, 갑상선 질환 등 순환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고령자 또는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한 사람

특히 심장이 약한 사람은 급격한 찬물 노출이 심장 리듬에 영향 줄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차갑게 샤워하기보다는 온도 변화 폭을 좁혀 천천히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찬물 샤워는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특정한 ‘정답 시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연구에서 언급된 기준을 참고하면 다음과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

-10분 샤워 전체를 찬물로 하기 부담스럽다면 → 마지막 30초~1분만 차갑게 전환

-아침에 졸음이 많다면 → 첫 1~2분을 미지근하게 시작 후 차가운 물로 마무리

-운동 후 근육 피로가 있을 때 → 짧은 찬물 샤워가 회복에 도움 가능

또한 샤워 중 떨림, 어지러움, 감각 저하가 느껴졌다면 즉시 중단해야 하며, 매일 꾸준히 하기보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수욕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선택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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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체로 찬물 샤워가 냉수욕과 상당히 유사한 단기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염증 감소, 스트레스 완화, 기분 개선 등은 두 방법 모두에서 나타난다. 특히 집에서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은 찬물 샤워의 가장 큰 이점이다.

다만, 찬물 샤워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건강 습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료진 상담 후 시도해야 하며, 과도한 냉수 노출을 무리하게 일상화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찬물 샤워는 냉수욕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