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시력에 남기는 치명적인 흔적과 그 이유

사진 = unsplash.com
흡연이 폐와 심장에 해롭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습관이 눈 건강에도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흡연으로 인한 눈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경고합니다.

흡연이 눈을 직접적으로 망치는 이유

담배 연기 속 독성 화학물질은 혈류를 타고 눈의 망막, 수정체, 황반과 같은 민감한 조직에 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증가하고, 눈 속 미세 혈관이 수축되며 산소와 영양 공급이 방해받습니다.

그 결과 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과 같은 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특히 황반변성은 시야 중심이 흐려지며, 한 번 진행되면 시력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끊어도 남는 흡연의 흔적

사진 = unsplash.com
흡연을 중단해도 이미 손상된 망막의 기저막과 미세 혈관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노폐물이 망막 아래에 쌓이면서 건성 황반변성이 습성 황반변성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또한 흡연자는 같은 치료를 받아도 비흡연자보다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유전보다 강력한 위험 요인

황반변성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연구에 따르면 전체 사례의 상당 부분은 유전과 흡연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즉, 유전은 바꿀 수 없어도 흡연이라는 변수는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흡연은 개인의 유전자 위험을 더욱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간접흡연과 손에 묻은 담배도 위험

사진 = unsplash.com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눈 표면이 자극을 받아 건조감과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담배를 만진 손으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타르와 니코틴이 렌즈에 묻어 화끈거림, 안구 건조,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만성 자극은 백내장이나 포도막염 위험도 높입니다.

전자담배와 대마 흡연은 괜찮을까

사진 = unsplash.com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을 포함하고 있어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며, 일부 화학물질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해 눈 조직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전자담배 사용자가 중등도 이상의 안구건조증을 겪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대마 흡연은 일시적으로 안압을 낮출 수 있지만, 동시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눈을 지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

가장 확실한 방법은 흡연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금연은 눈 질환 위험을 의미 있게 낮출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흡연 경험이 있다면 매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섭취, 규칙적인 운동, 혈압·콜레스테롤 관리, 생선과 녹색 잎채소 중심의 식단은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흡연은 눈에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손상을 남깁니다. 시력이 떨어진 뒤에야 위험을 깨닫는 경우가 많지만, 그때는 이미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 습관을 멀리하는 것이야말로 시력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선택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