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가 밝힌 ‘물 마시는 타이밍’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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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 물, 정말 소화를 방해할까

식사할 때 물을 마시면 소화 효소가 희석되고, 위산이 약해져 소화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건강 속설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식사 중 물 금지”를 실천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전문가가 말하는 식사 중 물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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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영양사 로렌 매너커는 “특별한 의학적 이유가 없다면 식사 중 물 섭취는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음식 섭취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물은 침, 위산과 함께 작용해 음식을 부드럽게 하고 삼킴과 분해 과정을 돕습니다.

일부에서는 물이 위산을 희석해 영양 흡수를 방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인체는 매우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흡수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물은 오히려 영양소를 녹여 장에서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식사 후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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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역할은 식사 중에만 끝나지 않습니다. 음식물이 장을 원활하게 통과하도록 도와 변비 위험을 낮추고, 포만감을 높여 과식을 예방하는 데도 기여합니다. 특히 체중 관리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식사 중 적절한 수분 섭취가 자연스러운 섭취량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은 아닙니다. 특정 의학적 상황에서는 식사 중 물 섭취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 경우 위의 용적이 극도로 작아져 음식과 물을 동시에 섭취하면 통증, 메스꺼움, 구토를 유발할 수 있어 식사 전후 일정 시간 동안 수분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만성 신장질환이나 심부전 환자는 체액 조절 문제로 인해 수분 제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불편하다면 ‘양과 방식’을 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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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제한이 없더라도, 식사 중 물을 마실 때 더부룩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완전히 피하기보다 소량씩 천천히 마시는 방식으로 조절하면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몸의 신호를 관찰하며 자신에게 맞는 섭취 습관을 찾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식사 중 물 섭취는 소화를 방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도움을 줍니다. 다만 수술 후 회복기나 특정 질환이 있다면 예외가 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조언이 우선입니다. 결국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내 몸에 맞는 방식입니다. 근거 없는 속설보다 과학과 개인 상태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