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기적의 식품’으로 알려진 호박씨의 두 얼굴.

풍부한 마그네슘과 아연에도 전문가들이 선을 긋는 진짜 이유

입이 심심할 때 과자 대신 집어 먹기 좋은 간식으로 호박씨가 꼽힌다. 작은 크기와 달리 단백질, 불포화지방, 마그네슘, 아연 등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 간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췌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돌면서 ‘기적의 식품’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영양 전문가들은 호박씨의 효능을 인정하면서도 특정 질병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긋는다. 풍부한 영양 성분 뒤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이 숨어있다.

풍부한 마그네슘과 아연의 역할은 따로 있었다

사진 : 호박씨 / 생성형 이미지
호박씨의 영양 성분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마그네슘과 아연이다. 마그네슘은 신경과 근육 기능을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연 역시 정상적인 면역 기능과 세포 분열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다만 이들 성분이 면역력을 무조건 강화하거나 암세포를 직접 억제하는 것은 아니다. 호박씨에 단백질이 함유된 것은 사실이지만, 노년기 근육 유지를 위해서는 달걀, 두부, 생선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함께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혈관 청소부라는 오해도 바로잡아야 한다

호박씨에 포함된 지방의 대부분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호박씨 같은 씨앗류로 대체하는 식습관은 심혈관 건강 관리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 : 호박씨 한줌 / 생성형 이미지
그러나 호박씨가 혈관 속 기름때를 직접 씻어내거나 나쁜 콜레스테롤을 배출한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이다. 혈중 지질 수치는 전체 식단, 운동, 체중 등 복합적인 생활 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평소 짠 과자를 즐겨 먹는다면, 소금이나 설탕을 많이 첨가하지 않은 호박씨를 한 줌 정도 먹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췌장암 예방 효과는 근거가 부족했다

결론적으로 호박씨를 췌장암 예방 식품으로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특정 음식 하나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암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음식 속 항산화 성분의 존재와 인체 내에서 실제 암을 막는 효과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사진 : 규칙적인 신체 활동 / unsplash.com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호박씨 한 가지에 의존하기보다 금연, 절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생활 습관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 호박씨의 진짜 가치는 ‘기적의 치료제’가 아니라, 가공 간식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대안’이라는 점에 있다. 지방 함량이 높아 열량이 높은 만큼, 하루 한 줌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 : 호박씨 / 생성형 이미지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