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 은퇴 선언
20일 시즌 마지막 등판, 영구결번+명예의 전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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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투수 클레이턴 커쇼(37·LA 다저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다저스 구단은 19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커쇼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오는 2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 그의 마지막 등판이라고 밝혔다.

커쇼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저스의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돼 200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18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은 대표적인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루키 시절부터 예리한 커브와 안정된 제구로 주목받았고, 2011년 21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리그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해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는 2013년, 2014년에도 같은 영예를 안으며 명실상부 시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투수로는 드물게 내셔널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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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의 커리어는 화려하다. 정규시즌 통산 452경기에서 2844.2이닝을 소화하며 222승 96패,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3039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20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2패, 평균자책점 3.53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그는 통산 세 차례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15년에는 300탈삼진을 달성하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역대 20번째로 개인 통산 3000탈삼진을 달성하며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하지만 커쇼의 커리어에는 그림자도 있었다. 20대 후반부터 허리와 어깨 등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긴 이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포스트시즌 성적 역시 통산 13승 13패, 평균자책점 4.49로 정규시즌 위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을마다 ‘에이스’라는 이름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던 그는 큰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2020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숙원을 풀었고, 지난해에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두 번째 반지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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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구단은 커쇼에게 꾸준히 최고의 대우를 해왔다. 2014년에는 7년 2억15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고, 이후에도 3년 93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팀의 상징으로 대우했다. 그만큼 다저스와 커쇼의 관계는 특별했고, 그의 등번호 22번은 구단 역사상 1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80.4로, 다저스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커쇼는 경기장 밖에서 자선 활동으로 ‘산타클로스’라 불렸다. 매년 오프시즌마다 아내 앨런과 함께 아프리카 잠비아에 학교와 보호시설을 세우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섰다. 2012년에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최연소로 수상했고, 브랜치 리키상, 로이 캄파넬라상 등을 받으며 모범적인 선수로도 존경받았다.

이제 은퇴를 앞둔 커쇼는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준비하고 있다. 아내와 다섯 자녀와의 시간을 소중히 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 차례 이상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 중 다수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만큼, 커쇼 역시 5년 뒤 헌액이 확실시된다. 미국 언론은 “커쇼는 우리 세대 최고의 투수이자 낭만적인 투수였다”며 그의 은퇴를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