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꽃 만들면 범죄”
밸런타인데이 앞둔 케냐의 강력 경고

지폐로 만든 꽃다발 하나가 최대 징역 7년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돈 꽃다발’이 유행처럼 번지자, 케냐 중앙은행이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강력한 제재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 사랑과 축하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선물이, 국가 차원에서는 ‘공공 비용을 유발하는 범죄’로 판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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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꽃다발’ 왜 불법인가?

케냐 중앙은행(CBK)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지폐로 꽃다발이나 장식물을 만드는 행위가 지폐 훼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폐를 말거나 접고, 풀이나 스테이플러, 핀 등으로 고정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손상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케냐 법률에 따르면 화폐를 훼손할 경우 최고 징역 7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CBK는 훼손된 지폐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지폐 계수기에서 오작동을 일으키고, 결국 은행과 국가가 불필요한 화폐 교체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이벤트용 장식이 금융 시스템 전반에 비용 부담을 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폐를 선물로 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며, 물리적 손상을 주지 않는 방식의 선물 문화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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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앞두고 유행 확산 ‘경고’

이번 조치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케냐에서 ‘돈 꽃다발’ 주문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들이 각종 기념일에 지폐 꽃다발을 주고받는 장면을 SNS에 올리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됐다. 색상과 액면가가 다른 지폐를 하트나 꽃 모양으로 말아 묶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케냐뿐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도 최근 화폐 훼손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결혼식이나 파티에서 돈을 뿌리고 밟는 관행이 문제가 되며, 관련 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뒤 실제 체포 사례로 이어졌다. 가나 역시 지폐를 여러 차례 접어 만드는 ‘돈 케이크’에 대해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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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의 경우에도 관련 규정은 존재한다. 한국은행법은 영리 목적 등으로 주화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돈 꽃다발’은 지폐를 비닐 등에 넣어 직접적인 훼손을 피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돈 대신 진짜 꽃’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조치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쪽은 화훼 업계다. 케냐는 세계적인 생화 생산·수출국으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실제 꽃다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케냐의 경고는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선물 문화 전반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수단이 공공 질서를 해치지 않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올해 밸런타인데이, 케냐에서는 지폐 대신 진짜 꽃과 여행이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