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붉게 변한다”
오늘 밤 개기월식, 전국 관측 가능 시간은

정월대보름인 오늘(3일) 밤,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 붉게 물드는 ‘개기월식’이 한반도 상공에서 펼쳐진다. 저녁 8시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이어지는 이번 현상은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정월대보름과 겹친 개기월식으로, 밤하늘에서 보기 드문 ‘고요한 우주쇼’가 될 전망이다.
사진=생성형이미지
36년 만에 찾아온 정월대보름 개기월식…왜 붉게 보일까

한국천문연구원과 각 지역 과학관 설명에 따르면 이번 개기월식은 3일 오후 8시 4분 시작해 오후 9시 3분까지 약 59분 동안 이어진다. 그 전후로는 달의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월식이 이어지며, 전체 월식 진행 시간은 약 3시간에 걸쳐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기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달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완전히 들어갈 때 발생하는 천문 현상이다. 평소 밝게 빛나던 보름달이 어둡고 붉은빛을 띠는 이유는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 때문이다.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기 중에서 산란되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굴절돼 달 표면에 도달하면서 우리가 보는 달이 검붉게 변한다. 이 때문에 개기월식 때의 달은 흔히 ‘블러드 문(붉은 달)’이라 불린다.

달의 공전 궤도는 지구 공전 궤도면과 약 5도 기울어져 있어 매달 보름마다 월식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두 궤도가 만나는 지점 근처를 달이 통과할 때만 월식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처럼 정월대보름과 정확히 겹치는 개기월식은 더욱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관측 시간과 포인트…저녁 8시 전후가 핵심

이번 월식은 오후 6시 50분쯤부터 달이 조금씩 ‘먹히는’ 듯한 부분월식 단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오후 8시 무렵 달 전체가 붉게 변하는 개기월식 구간이 시작되고, 약 1시간 동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관측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방이 탁 트인 동쪽 하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기월식 시작 시각에는 이미 달이 동쪽 하늘로 떠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아파트나 산에 가리지 않는 개활지를 찾는 것이 관측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없어도 맨눈으로 충분히 관찰 가능하며, 스마트폰 삼각대를 활용한 타임랩스 촬영도 시도해볼 만하다.

이번 개기월식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호주, 태평양, 아메리카 등 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관측 가능하다. 일부 천문 동호회와 과학관은 온라인 중계와 해설 방송도 준비해, 날씨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도 월식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날씨가 최대 변수…구름 사이 관측 가능성

다만 관측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3일 전국은 대체로 흐리겠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 경상 서부는 저녁부터 차차 맑아질 전망이다. 반면 동해안과 일부 지역은 구름이 남을 가능성이 있어, 개기월식이 선명하게 보일지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강원 산지에는 많은 눈이 예상되고, 경북 동해안과 경남권 해안에는 순간풍속 시속 70km(초속 20m)에 이르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 동해안은 파도도 높게 일 것으로 보여 야외 관측 시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오늘 놓치면 다시 기다려야

이번 개기월식은 정월대보름과 겹쳤다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Confirm.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의 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 12월 31일에 예정돼 있다. 특히 정월대보름과 다시 겹치는 경우는 수십 년 단위로 드물게 찾아온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