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뒤덮은 강렬한 보라색 비주얼, 그 정체는 필리핀에서 온 참마 ‘우베’였다.
자색고구마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독특한 풍미가 인기 비결로 꼽히는데, 그 맛의 차이가 궁금증을 더한다.
인공색소를 넣은 듯 강렬한 비주얼 덕에 SNS 인증샷 단골 메뉴로 떠올랐지만, 정작 그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많은 이들이 자색고구마와 비슷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독특한 풍미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과연 우베는 어떤 매력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자색고구마인 줄 알았는데, 맛은 다르다?
많은 이들이 우베의 정체를 두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베(Ube)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열대 기후에서 주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이다. 겉모습은 길쭉한 고구마와 흡사하지만, 엄밀히는 얌(Yam) 계열에 속하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우리에게 고구마가 그러하듯, 필리핀에서는 디저트, 빵, 음료에 널리 쓰이는 그야말로 ‘국민 식재료’다. 현지에서는 잼 형태인 ‘할라야(Halaya)’로 만들어 빵에 발라 먹거나 아이스크림의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국적인 식재료가 국내 디저트 트렌드와 만나면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궁금증은 역시 맛이다. 자색고구마와 비슷할 것이란 예상은 절반만 맞다. 우베는 입안에 넣었을 때 고구마처럼 묵직하게 퍼지는 단맛보다는 한결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을 낸다. 오히려 끝 맛에서는 밤이나 피스타치오를 연상시키는 고소함과 바닐라 향이 살짝 스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풍미 덕분에 우유나 크림, 치즈 같은 유제품과 만났을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
강렬한 비주얼, 맛도 그럴까
그렇다면 우베는 어쩌다 한국 디저트 시장의 ‘핫 아이템’이 됐을까. 시작은 단연 시각적 매력에 있다. 자연 재료라고는 믿기 힘든 선명하고 짙은 보라색은 SNS 이용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일단 예뻐서 시켰다”, “사진이 잘 나와서 좋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 이유다.다행히 맛은 비주얼만큼 낯설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우베 아이스크림이나 라떼는 민트초코처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맛이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고구마 계열의 달콤함에 부드러운 질감이 더해져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평소 고구마 라떼나 밤 라떼를 즐겨 마셨다면, 우베 디저트는 아마 실패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는 곧 대중적인 입맛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아이스 우베 라떼 한 잔이 6,000원대에 판매되는 등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일부 개인 카페에서는 코코넛 밀크나 연유를 첨가해 동남아 현지의 맛을 강조한 레시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오픈런’을 유발하기도 한다.
올봄, 카페에서 유독 눈에 띄는 보라색 메뉴를 발견한다면 더는 주저하지 않아도 좋겠다.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