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떠나 1년째 요트만 따라다녀…스크루 추정 상처에 구조 목소리
전문가들 “구조 성공 가능성 높다” 판단, 의외의 행동 때문
안목이가 강릉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상황은 지난해 8월 안목이가 강릉항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작됐다. 사회성이 매우 강한 남방큰돌고래가 무리 없이 장기간 홀로 지내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전문가들은 안목이가 동료들과 떨어져 방향을 잃고 표류하다 강릉항까지 오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안목이는 유독 요트 계류장 주변을 떠나지 않고 선박을 따라다니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는 계류시설과 요트 사이에서 발생하는 특정 소리가 돌고래의 의사소통 음향과 유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안목이가 이 소리를 동료의 신호로 인식하고, 외로움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항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선박 의존 행동이 부른 심각한 상처
항구 생활이 길어지면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동료와 교감하며 놀이 활동을 할 수 없는 안목이는 그 대상을 선박으로 삼았다. 입출항하는 배나 정박한 배의 스크루를 만지며 노는 위험한 행동이 관찰됐다. 결국 최근 등 뒤에 선박 스크루에 의해 잘린 것으로 보이는 깊은 상처가 발견됐다.기존의 작은 상처들은 대부분 자연 치유됐지만, 이번 상처는 깊이가 상당해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다. 먹이 활동은 다행히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가 홀로 겪는 고립감과 물리적 위험은 안목이를 한계로 내몰고 있다.
역설적으로 구조 가능성을 높인 행동
위험천만한 선박 의존 행동이 역설적으로 구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야생 상태의 돌고래는 유영 속도가 매우 빨라 구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안목이는 항내에서 운항하는 배에 바짝 붙어 따라다니는 행동을 보인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해양 전문가인 오승목 감독은 “안목이가 항내에서는 거의 강아지 수준의 행동을 보인다”며 “아주 천천히 운항하는 선박도 끝까지 따르려는 행동을 활용하면 안전한 포획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 예측 가능한 행동 패턴이 구조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된 것이다.
상황의 시급성을 인지한 김중남 강릉시장 당선인 측은 최근 대통령과 해양수산부 등에 안목이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를 촉구하는 긴급 서한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인 제주와 협력해 치료 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면,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구조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