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바비 북상
폭우·강풍 대비법부터 건강관리까지 꼭 확인하세요
올여름은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괌 인근 해상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운 제9호 태풍 ‘바비(BAVI)’가 ‘슈퍼 태풍’급 세력으로 발달하면서 장마는 물론 폭우와 폭염까지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아직 한반도 직접 영향 여부는 유동적이지만, 기상청은 태풍의 진로에 따라 비의 양과 더위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최신 예보를 계속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괌 인근 해상을 지나며 매우 강한 세력으로 발달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58m에 달하며 일본 기상청과 미군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매우 강한 태풍 또는 ‘슈퍼 태풍’급으로 분석하고 있다.
‘슈퍼 태풍’은 국내 기상청의 공식 등급은 아니지만, 초강력 태풍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형성될 만큼 구조가 잘 갖춰졌고, 높은 해수면 온도와 풍부한 수증기를 만나 빠르게 세력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오키나와 남쪽 해상과 대만 인근을 지나 중국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세기와 위치에 따라 진로가 달라질 수 있어 기상청도 예보를 계속 수정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상륙하지 않으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태풍은 바다의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채 이동한다. 이 수증기가 장마전선을 자극하면 태풍 중심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국 곳곳에 강한 비를 뿌릴 수 있다.
특히 최근 여름은 장마 기간 내내 비가 오는 대신 하루나 이틀 사이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 도심 침수와 하천 범람, 산사태 위험도 함께 커진다.
기상청 역시 태풍의 진로와 강도에 따라 장맛비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시로 발표되는 최신 예보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태풍은 접근한 뒤 준비하기보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먼저 스마트폰 재난문자가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기상청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베란다 화분이나 자전거처럼 바람에 날릴 수 있는 물건은 실내로 옮기고, 창문과 방충망은 단단히 잠가 강풍 피해를 줄여야 한다. 집 주변 배수구가 낙엽이나 쓰레기로 막혀 있다면 미리 치워 침수를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정전에 대비해 보조배터리를 충전하고 손전등과 생수, 상비약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차량은 하천변이나 침수 우려 지역보다 안전한 장소로 미리 이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풍이 지나가면 날씨가 시원해질 것 같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더위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비가 그친 뒤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가 겹치면 체감온도가 크게 올라가고 열대야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몸속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갈증이 나기 전에 물을 자주 마시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할 것을 권한다. 어르신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특히 더위에 취약한 만큼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이나 심한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이 나타난다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몸을 식혀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고열이 지속될 경우에는 열사병일 수 있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올여름은 장마와 태풍, 폭우, 폭염이 번갈아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비의 최종 진로는 아직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륙 여부만 바라보기보다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생활 속 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이다. 작은 준비 하나가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