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희·소유도 등장했는데
식약처가 차단한 허위 광고 사례 살펴보니
해외에서도 허위 광고 전쟁

사진=각 회사 홈페이지
연예인이 “제가 직접 먹어봤어요”, “효과를 봤어요”라고 말하면 왠지 한 번쯤 더 믿게 된다. TV와 유튜브에서 자주 보던 얼굴이라면 신뢰감은 더 커진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가 광고 모델을 보고 제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명인의 얼굴이 제품의 효능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수 소유와 방송인 홍현희를 모델로 내세운 일부 건강·미용 제품 광고를 ‘거짓·과장 광고’로 판단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공산품을 의약품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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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지방 올 킬” 정말 가능할까?…국내에서도 반복되는 허위 광고

식약처가 문제 삼은 첫 번째 사례는 다이어트 보조제다. 광고에는 ‘체지방 올 킬’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얼핏 보면 체지방을 확실하게 없애주는 제품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다. 일부 기능성 원료는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수준의 기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체지방을 모두 없애거나 확실한 다이어트 효과를 보장하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

즉, ‘도움을 줄 수 있다’와 ‘반드시 효과가 있다’는 전혀 다른 의미다.

홍현희를 모델로 내세운 종아리 마사지기도 비슷한 이유로 논란이 됐다. 광고에는 ‘혈액순환 도움’이라는 문구가 사용됐지만, 해당 제품은 의료기기가 아닌 일반 공산품이었다. 소비자가 질병 치료나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있는 의료기기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판단이다.

식약처는 두 광고 모두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이트 접속 차단과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업체들은 일부 문구가 사전 광고 심의를 거쳤거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생활용품을 의약품처럼 홍보하는 사례는 온라인 쇼핑몰과 SNS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가 광고를 접하는 경로가 다양해진 만큼 정부도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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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도 예외 아니다…세계 비만약 시장도 ‘허위 광고’ 소송전

이런 논란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광고 표현을 두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위고비를 판매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경쟁사 일라이 릴리를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노보가 문제 삼은 것은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광고다. 광고에는 젭바운드를 투여한 환자가 평균 약 22.7㎏을 감량했고, 위고비는 약 15㎏을 감량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담겼다.

노보는 이 광고가 이미 시간이 지난 임상시험 결과를 사용해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훨씬 뛰어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킨다고 주장했다. 노보 측은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더 높은 용량의 위고비를 승인했고, 해당 용량에서는 감량 효과 차이가 크게 줄어든 만큼 과거 수치만 강조하는 것은 불완전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반면 릴리는 광고에 사용한 데이터가 당시 기준으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직접 비교 임상시험 결과라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어디까지 광고에 활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특허 분쟁은 흔하지만 광고 문구 자체를 둘러싼 소송은 비교적 드문 사례라고 본다. 그만큼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광고 한 줄이 소비자의 선택과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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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이 추천”보다 중요한 건 객관적인 근거

전문가들은 건강 관련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광고보다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100% 효과’, ‘기적의 다이어트’, ‘완치’, ‘올 킬’, ‘무조건 빠진다’처럼 결과를 장담하는 표현은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단정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기기가 아닌 제품이 혈액순환 개선이나 통증 완화, 질병 예방 등을 강조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실제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살펴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SNS 후기나 유명인의 추천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일 뿐이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몇 주 만에 몇 kg 감량’처럼 개인 사례를 일반적인 효과처럼 소개하는 광고는 더욱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 식약처에서 인정한 기능성인지, 의료기기 인증 여부는 확인했는지, 과장된 표현은 없는지 한 번만 더 살펴봐도 불필요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소비자를 지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려한 광고가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다. 유명 연예인이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신뢰하기보다, 광고 문구 뒤에 있는 근거와 인증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소비 습관이 허위 광고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