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퇴사 실업급여 월 100만원 검토
35세 미만 ‘생애 1회’ 추진

사진=생성형 이미지
“회사가 너무 안 맞는데 내 발로 나가면 실업급여도 못 받잖아.”

이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면서도 생활비 걱정에 직장을 계속 다니는 청년이 적지 않다. 그런데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일정 기간 일한 35세 미만 청년이라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둬도 생애 한 차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급액으로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약 100만원 수준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당장 퇴사하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데다 최소 근속기간과 지급 기간 등 핵심 조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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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발로 나가도 실업급여’…35세 미만 생애 1회 추진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방안의 핵심은 실업급여의 문턱을 ‘자발적 퇴사자’에게 일부 여는 것이다.

대상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35세 미만 청년이다. 직무나 근로환경이 맞지 않아 스스로 퇴사하더라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한다.

첫 직장에 들어간 청년이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더 나은 일자리로 옮기고 싶어도 당장 월세와 생활비가 끊길 것을 걱정해 퇴사를 미루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일정 기간 생활비를 지원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경력을 다시 설계할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지급 수준은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약 100만원이다. 다만 얼마 동안 근무해야 대상이 되는지, 몇 개월 동안 지급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비자발적 퇴사자에게 적용하는 실업급여와도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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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퇴사해도 받을까?…아직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정부가 추진 방침을 내놨다고 해서 현재 35세 미만 직장인이 사표를 내면 곧바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실업급여의 정식 명칭은 ‘구직급여’다. 일반 근로자는 기본적으로 이직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피보험단위기간이 합산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상태여야 하고 적극적으로 재취업 활동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이직이어야 한다. 해고나 권고사직처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직장을 잃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만 현재도 자진퇴사했다고 무조건 실업급여를 못 받는 것은 아니다. 임금체불이나 근로조건 저하 등 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가 있으면 수급자격이 인정될 수 있다. 육아가 필요한데 사업주가 휴가·휴직을 허용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퇴사한 경우처럼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자진퇴사라도 인정되는 사례가 있다.

반면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쉬고 싶다”, “다른 일을 찾아보고 싶다” 등의 단순 개인사정으로 퇴사했다면 현재 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이 아니다. 이번 개정안은 바로 이 영역의 일부 청년에게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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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3명 중 2명은 1년도 안 돼 퇴사

정부가 제도 확대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진 이유는 청년층의 짧은 근속기간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35세 미만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자는 19만2299명이다. 이 가운데 개인사정이나 사업장 이전·근로조건 변동·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자진퇴사한 사람은 14만6418명으로 76.1%를 차지했다.

특히 자진퇴사자 가운데 1년 미만 근무자는 9만7437명으로 66.5%에 달했다. 청년 자진퇴사자 3명 가운데 2명꼴로 입사 1년을 채우지 않고 회사를 떠난 셈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비중은 더 높았다. 개인사정으로 자진퇴사한 사람 가운데 근속 1년 미만 비율은 20~24세가 80.1%, 25~29세 63.5%, 30~34세 55.2%였다.

정부 입장에서는 첫 직장 ‘미스매치’를 바로잡을 기회를 줄 필요가 있지만, 반대로 실업급여가 생기면 퇴사 결정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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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100만원 ‘퇴사 수당’ 될까…재정 부담도 숙제

제도 도입을 둘러싼 쟁점은 명확하다. 청년에게는 마음에 맞지 않는 직장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일을 준비할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월세와 생활비 때문에 퇴사하지 못했던 청년에게는 일종의 재도전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반면 지급 조건을 지나치게 느슨하게 만들면 실업급여가 ‘일정 기간 일하면 받을 수 있는 퇴사 수당’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급여를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취업과 퇴사를 반복하거나 구직 공백을 만드는 부작용도 우려한다.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상태 역시 변수다. 2025 회계연도 결산 기준 고용보험기금은 59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구직급여 등이 지출되는 실업급여 계정의 실질 적립금 역시 적자 상태여서 지원 대상을 넓히려면 재원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결국 관심을 가져야 할 숫자는 ‘월 100만원’만이 아니다. 실제 법 개정 여부와 시행 시점, 35세 미만이라는 연령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최소 몇 년 또는 몇 개월을 근무해야 하는지, 얼마 동안 지급할지가 핵심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