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학적 근거 없는 위험한 조언” 정면 반박
논란 커지자 “부정확한 설명으로 혼란…죄송” 고개 숙여
유명 한의사의 발열 대처법 조언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그가 제시한 특정 체온 수치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의료계의 즉각적인 반박에 부딪혔다.
결국 해당 한의사는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단순한 의견 제시에 그치지 않고 의사 단체가 공식 성명까지 내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의사가 39.4도까지 참으라고 말한 배경
논란은 A 한의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시작됐다. 그는 “감기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는다”며 약에 의존하면 면역력이 강해질 기회를 잃는다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이 ‘열이 나도 참느냐’고 묻자, 그는 “성인은 39.4도까지, 만 3~5세 유아는 38.4도까지 견뎌보는 걸 추천한다”고 답했다.
적절한 체온 상승이 면역체계를 활발하게 돕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해당 영상은 논란이 거세지자 삭제됐다.
의사들이 위험한 조언이라고 반박한 이유
의사 단체인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공의모는 A 한의사의 조언이 위험한 이유는 체온 자체가 아니라, 발열의 ‘원인’을 찾을 시간을 놓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발열은 폐렴, 뇌염,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데, 진단이 늦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의모는 “38도만 넘어도 오한과 통증이 심해 응급실 내원을 고민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환자를 직접 본 경험이 있는 의사는 39.4도까지 참으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성인 기준 38도 이상의 열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의문투성이 39.4도 수치의 진짜 출처
의료계는 A 한의사가 제시한 ‘39.4도’라는 수치의 출처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의학 가이드라인에도 해당 수치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의모는 인공지능(AI) 검색 시 한 논문에서 ‘39.5도부터 해열제를 쓴다’는 내용이 나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해당 연구는 이미 항생제 등이 투여되며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조건일 뿐, 아무런 처치 없이 집에서 열을 견디는 상황에 적용할 수 없는 기준이다.
결국 A 한의사는 “특정 체온을 제시하며 견뎌도 된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었다”며 “부정확한 설명으로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의학적 근거를 더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