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도 3시간은 못 버텼다
극장서 ‘딥슬립’한 영화 정체

사진=고현정 SNS
배우 고현정이 그토록 보고 싶었다던 영화관에서 뜻밖의 ‘숙면 인증샷’을 남겼다. 문제의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무려 172분, 3시간에 육박하는 대작이다. 고현정은 전날 잠을 설친 탓에 “중간부터 기억이 안 난다”며 재관람할 사람까지 공개 모집했다. 그렇다면 고현정을 잠들게 한(?) ‘오디세이’는 대체 어떤 영화일까.

◆ “중간부터 기억 안 나”…고현정도 버티지 못한 172분

고현정은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너무나 보고 싶던 ‘오디세이’ 영화를 전날 잠을 설친 관계로 중간부터 기억이 안 납니다. 저랑 같이 보러 가실 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함께 공개한 사진은 더 솔직했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가죽 재킷을 입은 고현정이 널찍한 영화관 좌석에 누워 담요까지 덮은 채 깊이 잠든 모습이다. 상영이 끝난 뒤에도 숙면 중인 모습이 포착되면서 예상치 못한 ‘오디세이 관람 후기’가 완성됐다.
사진=오디세이 스틸컷
일부에서는 유명 배우가 영화 관람 중 잠든 모습을 공개한 것을 두고 “굳이 올릴 필요가 있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전날 잠을 설쳤다는데 잘 수도 있다”, “오히려 솔직해서 재미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보는 반응도 이어졌다.

고현정 역시 영화가 재미없어 잠들었다는 의미보다는 자신의 컨디션 탓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같이 보러 가실 분”이라며 재관람 의사까지 밝혔으니, 이번 관람은 실패했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셈이다.

◆ 대체 무슨 영화길래…트로이 전쟁 끝나고 ‘집 가는 데 10년’

‘오디세이’는 ‘인셉션’, ‘인터스텔라’, ‘다크 나이트’, ‘오펜하이머’ 등을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사진=오디세이 스틸컷
이야기만 놓고 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그런데 이 귀향길이 무려 10년이나 걸린다.

바다를 떠돌며 수많은 위기와 신화 속 존재들을 만나고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단순히 “전쟁 영웅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놀란 특유의 거대한 스케일을 만나 대서사시로 펼쳐진다.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연기하고 앤 해서웨이가 그의 아내 페넬로페, 톰 홀랜드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았다. 여기에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루피타 뇽오, 샤를리즈 테론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 3시간 가까운데 700만…고현정은 잤지만 관객은 몰렸다

러닝타임 172분은 분명 만만치 않다. 영화 시작 전 화장실부터 다녀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한 길이다. 그러나 긴 상영시간이 흥행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사진=오디세이 스틸컷
지난 5일 국내 개봉한 ‘오디세이’는 첫날부터 약 29만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이후 개봉 19일 만에 누적 관객 700만 명을 넘어섰다. 해외에서도 흥행 열기가 거세다. 8월 중순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가운데 전 세계 최고 흥행작에 올라섰고, 최근에는 글로벌 수입 13억 달러를 훌쩍 넘겼다.

특히 약 2700년 전 만들어진 고전 서사시를 원작으로 한 데다 러닝타임까지 3시간에 육박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흥행이다. 거대한 신화 세계를 극장에서 체험하는 ‘볼거리’가 관객을 끌어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고현정의 숙면 인증은 뜻밖에 ‘오디세이’를 다시 궁금하게 만들었다. 고현정에게 남은 문제도 하나다. 172분 가운데 사라진 기억을 되찾기 위해 다시 극장을 찾는 것. 이번에는 영화보다 먼저 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할 듯하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