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식 평가 사이트가 혹평한 한국인의 ‘소울푸드’

밥과 콩나물만 보고 내린 평가, 진짜 맛의 핵심은 따로 있었다

갓 지은 밥에 아삭한 콩나물. 한국인에게는 소박하지만 든든한 한 끼인 콩나물밥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한 해외 미식 평가 사이트가 ‘세계 최악의 쌀 요리’ 3위로 콩나물밥을 꼽은 것이다. 익숙한 집밥 메뉴가 받은 혹평에 국내에서는 ‘억울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갓 지은 밥 위에 아삭한 콩나물이 올라간 콩나물밥의 기본 모습이다.
단순히 맛이 없다는 평가로만 보기는 어렵다. 콩나물밥의 진정한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평가에서 빠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밥과 콩나물만 보고 내린 섣부른 평가

해외 이용자들의 시선에서 콩나물밥은 그저 밥 위에 콩나물을 올린 단순한 음식으로 비쳤을 수 있다. 고기나 강한 소스 중심의 요리에 익숙하다면 첫인상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콩나물의 은은한 향과 밥의 담백함만으로는 매력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밥과 콩나물만으로는 담백하고 단순해 보여 해외 평가에서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다.

또한 콩나물밥은 조리 직후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이 난다. 밥이 식고 콩나물의 아삭함이 사라진 상태로 접했다면 평가는 더욱 나빠졌을 것이다.

진짜 맛의 완성은 양념장이었다

콩나물밥 맛의 핵심은 사실 밥이나 콩나물이 아닌 양념장에 있다. 이 점이 해외 평가에서 간과됐을 가능성이 크다. 간장에 다진 파,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넣고 비벼야 비로소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완성된다.
간장과 파,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이 들어간 양념장을 더해야 콩나물밥의 진짜 맛이 살아난다.

양념장이 빠진 콩나물밥은 사실상 미완성인 셈이다. ‘오늘 저녁은 간단히 콩나물밥에 양념장 비벼 먹을까’ 하고 떠올리는 한국인의 식문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온전한 평가가 힘들다.
김치와 된장국 같은 반찬을 곁들였을 때 콩나물밥의 식문화적 매력이 더욱 잘 드러난다.

한식은 주메뉴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김치나 된장국 같은 반찬과 어우러질 때 제맛을 내는 특성 역시 이번 평가에서는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음식 순위는 참고일 뿐 절대적 기준 아니다

이번 순위가 콩나물밥이나 한식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낯선 쌀 요리들이 함께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음식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문화적 배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 문화권의 평범한 가정식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이런 순위는 가벼운 참고 자료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콩나물밥의 진짜 가치는 순위표가 아닌, 각자의 식탁 위에서 비벼 먹을 때 드러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