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3954만 계정 개인정보 유출
티빙 보상 시작됐다
탈퇴 회원도 대상, 9월 30일까지 신청해야

사진=생성형 이미지
개인정보가 유출돼 티빙을 탈퇴한 사람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보상을 받으려면 떠났던 티빙에 다시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5000원 상당의 포인트는 월 이용료 결제에 쓸 수 없고, 일부 혜택은 현재 티빙을 구독하고 있어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3954만개 계정 정보가 유출된 대형 사고 이후 티빙이 보상을 시작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정작 피해자가 체감할 보상은 얼마나 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9월 30일까지 직접 신청…안 하면 못 받는다

티빙은 지난 7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피해 회원을 대상으로 보상 신청을 받고 있다. 기간은 오는 30일까지로, 보상은 10월 6일부터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보상은 대부분 자동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티빙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로그인한 뒤 ‘MY’ 메뉴의 보상 신청 페이지에서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본인 인증과 혜택 선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보상 패키지는 크게 네 가지다. 1년간 제공되는 해킹·피싱 안심보험과 5000원 상당의 티빙 포인트, 3개월간 프리미엄급 시청 환경, 엔터테인먼트 쿠폰 등이다.

안심보험은 해킹이나 피싱에 따른 사이버 금융사기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과 개인 간 직거래 사기 등으로 발생한 피해를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보장한다.

엔터테인먼트 혜택으로는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 1개월 이용권과 CGV 콤보 5000원 할인 쿠폰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티빙은 이 같은 혜택을 합친 1인당 체감가치를 약 2만원으로 추산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탈퇴 회원도 준다더니…“다시 가입하세요”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탈퇴 회원의 신청 방법이다.

이번 보상은 현재 티빙을 이용하는 회원뿐 아니라 휴면·탈퇴 회원도 대상이다. 하지만 이미 탈퇴한 사람은 보상을 신청하려면 티빙에 무료 회원으로 다시 가입해야 한다. 유료 이용권을 결제할 필요는 없다.

티빙은 신원 확인과 과거 정보 대조를 위해 재가입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유출 당시 회원과 보상 신청자가 같은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서비스를 떠난 사람에게 다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가입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탈퇴하거나 장기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티빙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나 시청 기능을 보상으로 주는 것이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역시 이 같은 보상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5000원 포인트, 월 이용료에서는 못 쓴다

‘5000원 상당 티빙 포인트’도 말 그대로 현금 5000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급되는 50P는 5000원 상당으로, 티빙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개별 구매 콘텐츠를 결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월 이용권 가격을 깎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3개월간 제공되는 프리미엄급 시청 환경 역시 ‘프리미엄 이용권 3개월 무료’와는 다르다. 현재 구독 중인 이용권은 그대로 두고 최대 4K 화질, 다운로드 400회, 최대 4대 동시 시청 등 일부 기능을 프리미엄 수준으로 높여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 티빙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미 프리미엄 이용권을 사용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회원에게는 50P가 추가 지급돼 총 100P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티빙이 밝힌 ‘1인당 약 2만원 상당’이라는 숫자와 실제 이용자가 느끼는 보상 가치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과 포인트, 쿠폰 등을 모두 활용했을 때의 체감가치를 합산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사진=티빙
◆ 3954만개 계정 유출…신청 전 이것은 확인해야

이번 보상은 지난 5월 발생한 티빙 침해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활성·휴면·탈퇴 계정 등을 포함해 중복 기준 총 3954만개 계정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3954만개 계정이 곧 3954만명의 피해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상 대상자라면 신청할 때 몇 가지를 기억해두는 편이 좋다. 우선 신청 기간은 9월 30일까지다. 신청을 완료한 뒤에는 선택한 보상 항목을 변경할 수 없다. 포인트와 프리미엄 시청 기능, CGV 할인 쿠폰 등 일부 혜택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결국 이번 보상에서 중요한 것은 ‘2만원 상당’이라는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미 티빙을 탈퇴했다면 재가입까지 해서 받을 만한 혜택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에 대한 보상은 단순히 혜택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피해자가 별도의 소비나 서비스 재이용 없이도 체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티빙의 보상 신청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실제 신청자들이 보상을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이번 보상안을 둘러싼 평가는 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