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홈 경로 달라졌다
한국 대신 일본 관통, 연휴 날씨는
태풍 찬홈 경로는 일본을 향했다. 찬홈은 도쿄 부근에 상륙한 뒤 혼슈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12일 오전 3시께 도쿄 서쪽 약 210㎞ 부근에서 중심기압 996hPa, 최대풍속 초속 20m 수준으로 이동하던 찬홈은 일본 육지를 지나면서 빠르게 약해졌다. 오전 9시께 오사카 북쪽 약 140㎞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데 이어 오후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힘을 유지하지만 육지를 통과하면 에너지 공급이 줄고 지형과의 마찰까지 더해져 약해진다. 찬홈 역시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동안 세력이 빠르게 무너졌다. 일본에서는 강풍으로 정전과 항공편 결항 등이 발생했지만 한반도는 직접적인 태풍 영향권을 피했다.
태풍이 사라졌다고 날씨까지 바로 평온해지는 것은 아니다. 찬홈이 남긴 비구름과 동풍의 영향으로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산지에는 20~60㎜, 경북 남부 동해안에는 10~40㎜가량의 비가 예상된다. 가뭄이 이어진 부산·울산·경남에도 10~40㎜ 안팎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가뭄 지역에는 반가운 비지만 이번 강수만으로 완전한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예상되지만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클 수 있다.
휴가철 바다를 찾는다면 파도도 살펴봐야 한다.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 해안에는 높은 너울이 밀려와 방파제나 갯바위를 넘어올 수 있다. 태풍이 사라지고 하늘이 맑아지더라도 바다가 곧바로 잔잔해지는 것은 아닌 만큼 해안가 여행객은 최신 풍랑·너울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올해 광복절은 토요일인 15일로, 17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되면서 사흘간 연휴가 이어진다. 막바지 여름휴가를 계획했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여행을 가도 괜찮을까’다.
현재 예보만 놓고 보면 15~16일 여행을 미리 취소해야 할 정도의 전국적인 악천후가 예고된 상황은 아니다. 다만 한낮에는 여전히 무더울 수 있어 야외 관광이나 물놀이, 등산 등을 계획했다면 폭염 대비가 필요하다.
연휴 후반에는 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17일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야외 일정이 있다면 우산을 챙기고 실내 관광지 등 대체 일정을 마련해두는 편이 좋다.
특히 동해안이나 남해안, 제주로 떠난다면 단순히 ‘비가 오느냐’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찬홈이 남긴 너울과 해상 상황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계곡 역시 앞선 비로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물놀이 전 현장 통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만 연휴까지 남은 기간 동안 비가 내리는 지역과 시간대가 달라질 수 있다. 15~17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현재 예보를 참고하되 출발 하루 전 목적지의 단기예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찬홈의 간접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서늘한 북동풍이 들어오면서 폭염과 열대야도 잠시 주춤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1도 안팎까지 내려갔고 일부 내륙에서는 15도 아래까지 떨어졌다. 한 달 넘게 열대야가 이어졌던 제주에서도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 모처럼 열대야에서 벗어났다.
그렇다고 벌써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기에는 이르다. 낮에는 수도권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곳이 있겠다. 찬홈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잠시 주춤했던 열대야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광복절 연휴 여행에서도 자외선 차단제와 충분한 물 등 폭염 대비는 여전히 필요하다.
올해 태풍은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없다. 돌핀은 중국으로 향했고 찬홈은 일본을 관통했다.
태풍의 길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주변 고기압이다. 태풍은 대체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올해 한반도 주변 기압 배치가 태풍이 국내로 북상하는 길을 막으면서 중국이나 일본으로 향하는 경로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찬홈이 사라진 사이에는 제17호 태풍 낭카도 발생했다.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일본 동쪽 해상으로 이동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올해 태풍이 계속 한국을 비껴갔다고 해서 앞으로도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8~9월은 우리나라가 태풍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시기이고 주변 기압계가 달라지면 태풍 경로도 크게 바뀔 수 있다.
당장은 찬홈이 남긴 동해안 비와 높은 파도, 광복절 연휴 날씨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연휴 후반 야외 일정이나 바다·계곡 여행을 계획했다면 출발 직전 최신 기상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