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보관법이 배탈의 주범…1cm 잘라내도 소용없었다
껍질부터 칼까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미 오염은 시작된다
문제는 단순히 랩을 씌우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는다. 수박을 자르기 전 과정부터 이미 오염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놓치는 부분이다. 안전하게 수박을 즐기기 위한 방법은 따로 있었다.
랩 씌운 수박, 세균이 3000배 늘어난 이유
랩으로 감싸 보관하는 방식은 세균 오염에 취약하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랩으로 포장해 냉장 보관한 수박 표면의 세균 수는 보관 전보다 최대 3000배 가까이 증가했다.랩과 맞닿은 표면을 1cm가량 두껍게 잘라내면 괜찮을 것이란 생각도 위험하다. 표면을 잘라낸 뒤 측정한 세균 수 역시 보관 전보다 약 580배나 많았다. 이미 과육 깊숙이 세균이 번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균에 오염된 수박은 배탈이나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냉장고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무심코 랩으로 감싸 냉장고에 넣어뒀다면 이번 기회에 보관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보관법 바꿨더니 세균 100분의 1로 줄었다
대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먹고 남은 수박은 깍두기처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다. 보관 용기를 바꾸는 것만으로 세균 오염도는 극적으로 낮아진다.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동일한 연구에서, 밀폐용기에 보관한 수박의 평균 세균 수는 랩으로 보관했을 때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수박을 자른 뒤 남은 단면에 랩을 씌우는 대신, 처음부터 조금 번거롭더라도 썰어서 용기에 담아두는 습관이 중요하다.
수박 자르기 전 껍질부터 씻어야 안전하다
보관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손질 과정의 위생이다. 수박은 껍질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겉을 씻지 않고 바로 칼을 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박 껍질에 있던 각종 세균이 칼을 통해 그대로 과육으로 옮겨갈 수 있다.수박을 자르기 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껍질 표면을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수박을 자를 칼과 도마 역시 마찬가지다. 이 간단한 과정 하나가 과육의 초기 오염을 막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