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계불꽃축제 명당은?
“600만원 VIP석 안 부럽다”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은 올해 처음 전야제를 도입해 4~5일 여의도·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4일에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며 본행사가 열리는 5일에는 한국·미국·영국 3개국이 참여하는 불꽃쇼가 오후 8시부터 펼쳐진다.
일반 관람은 무료이며 노들섬은 유료 티켓 구역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좋은 자리를 둘러싼 거래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불꽃축제 명당 자리 잡아드립니다’라는 게시물이 수십 개 등장했다. 가격은 10만~30만원대. 한 판매자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25만원에 제시했고 돗자리 3~4개를 예약하려 하자 60만원을 불렀다.
한강 전망 식당과 카페의 경쟁도 뜨겁다. 한 레스토랑에서는 불꽃이 잘 보이는 VIP 자리 2석을 6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강공원 내 명당으로 꼽히는 원효대교 아래에는 행사 며칠 전부터 사람이 없는 돗자리까지 등장했다. 일부에는 ‘자리선점 금지’ 경고문이 붙었다. 서울시와 주최 측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관련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공공장소의 자리 선점 거래를 현실적으로 모두 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십만원짜리 돗자리를 사야 불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한 시민이 3년 동안 직접 찾아다닌 관람 장소를 정리한 ‘불꽃축제 지도(Spotts Fireworks)’가 공개돼 화제가 됐다. 명당 공개 여부를 고민하며 올린 SNS 게시물은 조회수 125만회를 넘겼다.
지도에는 여의도한강공원과 노량진, 노들섬, 이촌한강공원, 반포·양화·망원한강공원 등 9개 구역 47곳의 관람 정보가 담겼다.
3D 지도를 이용해 해당 장소에서 불꽃이 어느 방향으로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고 불꽃과의 거리와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 화장실과 매점, 교통통제 정보 등도 비교할 수 있다. 주요 명당 21곳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혼잡도와 시간대별 혼잡 예보까지 보여준다.
무조건 여의도 중심부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불꽃이 잘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고 귀가하기 편한 곳을 찾는 것이 오히려 ‘진짜 명당’일 수 있다.
좋은 자리를 찾았다면 다음은 귀가 동선이다. 100만명 안팎의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불꽃이 끝난 직후 여의도 일대에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특히 행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은 인파가 몰리면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거나 출입구가 폐쇄될 수 있다. 서울시는 여의도역과 마포역, 샛강역 등 주변 역을 이용해 인파를 분산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가용 이용도 쉽지 않다. 원효대교는 5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차도와 인도가 전면 통제되고,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구간 역시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주요 주차장도 입차가 제한된다.
따릉이와 공유 킥보드 역시 여의도·이촌 일대에서 일정 시간 대여와 반납이 중단된다.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되 가장 가까운 역보다 조금 걸어 주변 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축제 당일에는 돗자리와 얇은 겉옷, 물, 간단한 간식과 함께 보조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약 1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동통신 3사도 이동기지국과 임시 통신장비를 추가 배치하는 등 특별 대책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사진과 영상을 전송하면 데이터 이용이 평소보다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행과 헤어질 경우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하고 지하철역과 귀가 경로를 스마트폰에 캡처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VIP 좌석 600만원, 돗자리 수십만원이라는 가격만 보면 불꽃축제가 고가 티켓 경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일반 관람은 무료다. 수십만원을 내고 누군가 잡아놓은 자리를 사기보다 시야와 혼잡도, 귀가 동선을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장소를 찾는 편이 낫다. 불꽃이 잘 보이면서 안전하게 즐기고 편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곳, 올해 불꽃축제의 진짜 ‘VIP 명당’은 어쩌면 그런 자리일지도 모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