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피어나는 불빛의 예술…일본 관광객도 감탄한 낙화놀이
전국 ‘낙화놀이 축제’ 추천 코스 4곳
이번 행사는 한국관광공사와 경상남도, 경남관광재단이 함께 기획한 것으로, 일본의 32개 여행사가 참여해 만든 관광 상품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방문객 수는 낙화놀이의 인기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행사에 참여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관람만 한 것이 아니다. 직접 낙화봉을 만들어보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한국 문화를 온몸으로 즐겼다. 한 참가자는 “서울이나 부산은 여러 번 가봤지만, 함안은 처음이었다”며 “조용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진짜 멋을 느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함안 낙화놀이는 한국의 지역문화와 역사를 담은 축제”라며 “앞으로 외국인들이 이런 체험을 통해 한국의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북 무주에서는 낙화놀이가 또 다른 매력으로 펼쳐진다.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무주구천동 어사길 걷기 축제’에서는 구천동 계곡의 단풍 속에서 ‘두문마을 낙화놀이’가 진행된다. 전라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 전통 불꽃놀이는 불꽃이 떨어질 때마다 단풍잎 위로 붉은 빛이 번져, 자연이 만든 무대처럼 아름답다. 낮에는 단풍길을 걷고, 밤에는 낙화의 불빛을 즐기는 하루 코스는 여행자들에게 ‘힐링 그 자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여주오곡나루축제 – 전통과 감성이 만나는 가을 축제
경기도 여주는 가을마다 낙화놀이와 함께 풍요로운 축제가 열린다.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는 ‘여주 본두리 낙화놀이’를 비롯해 소원지길, 오곡 저잣거리, 미디어 라이트쇼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마련된다. 특히 여주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 협력 중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에서는 ‘남원 국가유산 야행’이 열리며,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요천 낙화놀이’와 ‘월궁 천등날리기’가 있다. 달빛과 불빛이 어우러진 광한루의 밤은 그야말로 낭만의 절정이다. 하늘로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고, 낙화의 불꽃을 바라보는 순간, 남원의 밤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한국의 낙화놀이는 단순한 불꽃놀이가 아니다. 불빛이 천천히 떨어지는 그 시간 속에는 기다림과 여운,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가 스며 있다. 그래서일까, 일본인 관광객들도 그 ‘느림의 미학’에 반했다는 후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낙화놀이 축제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여행 명소이자, 전통의 감성을 품은 새로운 힐링 여행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