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선물하는 자연의 예술, 사진작가들 새벽부터 몰리는 이유
덕유산 부럽지 않은 수도권 근교 ‘상고대’ 명소, 바로 여기
자연이 빚어낸 순백의 얼음꽃 상고대
상고대는 순우리말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 공기 중의 수증기나 안개가 나뭇가지 등에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기상학 용어로는 무빙(霧氷), 한자어로는 수빙(樹氷)이라고도 불린다. 습도, 기온, 바람 세 가지 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피어나는 까다로운 현상이다.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습도가 90% 이상으로 높은 맑은 날, 바람이 살랑이는 새벽에 가장 아름다운 상고대를 관찰할 수 있다.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난 모습이 마치 눈꽃이나 산호초를 연상시켜 겨울 산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수도권에서 만나는 겨울왕국 소양강
국내에는 덕유산, 태백산 등 여러 상고대 명소가 있지만, 춘천 소양강은 수도권에서의 뛰어난 접근성으로 주목받는다. 험준한 산을 오르지 않고도 강변에서 편안하게 황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소양강 상고대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소양강댐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만들어내는 ‘물안개’ 덕분이다.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소양강 물 위로 피어오른 물안개가 춘천 분지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나뭇가지에 그대로 얼어붙는다. 이렇게 형성된 상고대는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며 순백의 터널을 만들어낸다.
사진작가들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는 겨울 새벽, 소양강변은 삼각대를 든 사진작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은 떠오르는 여명과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 그리고 상고대의 모습을 한 컷에 담기 위해 추위도 잊은 채 셔터를 누른다.
특히 소양강 상고대는 다른 명소와 달리 특별한 피사체를 제공한다. 하얀 얼음꽃이 핀 나뭇가지와 몽환적인 물안개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가마우지 떼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이처럼 정적인 설경에 동적인 생명력이 더해져 사진작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최고의 겨울 출사 명소로 꼽힌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