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역시 지리산!
계곡·둘레길·노고단까지 완벽 여행
장맛비가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 희귀 생물까지 품어낼 만큼 건강한 생태계를 간직한 지리산은 계곡과 숲길, 능선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대표 여름 여행지이기도 하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에서 쉬고, 지리산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노고단에서 탁 트인 풍경을 만나는 여행까지. 올여름 지리산이 다시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여름 지리산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계곡이다. 깊은 숲이 만들어낸 그늘과 차가운 계곡물 덕분에 도심보다 훨씬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전북 남원의 뱀사골계곡이다. 완만한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맑은 계류와 울창한 숲이 이어져 가족 여행객도 부담 없이 찾기 좋다. 전남 구례의 피아골계곡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시원한 물소리와 숲길이 어우러져 한적한 피서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경남 함양의 칠선계곡은 지리산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하지만 탐방이 제한되는 구간이 있어 방문 전 출입 가능 구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여름철 일부 계곡 구간을 한시적으로 개방하기도 한다. 다만 자연 생태계 보호와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되는 곳도 있으므로 여행 전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허용 구간과 탐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리산’이라고 하면 험준한 산행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리산 둘레길이다. 숲길과 마을길,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가족이나 2030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여름철에는 짙은 숲이 햇볕을 막아줘 무더위를 피하며 걷기 좋고, 곳곳에서 계곡과 마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정상 풍경을 보고 싶다면 노고단 코스가 가장 추천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탐방 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 정상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약 여부와 운영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도 있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리산 여행은 산행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산자락 곳곳에는 천년 고찰과 지역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전남 구례의 화엄사는 지리산 대표 사찰로, 울창한 숲과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산행 전후 들르기 좋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역시 여름철 짙은 녹음과 계곡 풍경이 아름다워 힐링 여행지로 꼽힌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것은 음식이다. 구례와 하동에서는 산채정식과 재첩국을, 남원에서는 추어탕과 고기국수, 산청에서는 흑돼지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땀을 흘린 뒤 든든한 향토 음식을 즐기면 여름 산행의 피로도 한결 덜어진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옥 숙소나 농촌 민박에서 하룻밤 머무르며 이른 아침 안개 낀 지리산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여름철 산은 시원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계곡 주변은 비교적 쾌적하지만 햇볕이 강한 탐방로에서는 체온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도 충분한 수분 섭취와 폭염 시간대 산행 자제, 기상정보 확인을 당부하고 있다.
출발 전에는 탐방로 운영 여부와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오전 일찍 산행을 시작하거나 오후 늦게 이동하는 것이 좋다.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기능성 의류,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트레킹화는 기본 준비물이다. 여기에 충분한 생수와 전해질 음료, 벌레 기피제, 휴대용 보조배터리, 얇은 우비까지 챙기면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도 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상 등반이 목적이 아니라면 계곡과 둘레길, 사찰을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해도 지리산의 자연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만 더위를 피하는 대신 숲과 계곡이 선사하는 천연 냉방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한 계곡물과 짙은 녹음, 탁 트인 노고단 전망이 어우러진 지리산은 올여름 국내 여행지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