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년 화강암 지형과 호국 성지가 공존하는 곳. 국내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배경은 따로 있었다.
해발 801m 정상과 17km에 달하는 성곽, 7천만 년 세월이 빚은 기암괴석이 그 증거다. 평범한 풍경 뒤에 숨은 가치를 알게 되면 산행의 깊이가 달라진다.
최근 국립공원 지정 소식이 알려지며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핵심적인 매력 세 가지를 놓치고 있다.
도심 뒷산이 국립공원이 된 진짜 이유
평범한 산이 아니라는 점은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난다. 금정산은 2026년 3월 3일 대한민국 제24번째 국립공원으로 정식 지정되었다. 전체 면적은 66.859㎢에 달하며,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단순히 도심에 가깝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낙동정맥의 핵심 생태축을 이루는 중요한 공간이다. 7천만 년 전 형성된 화강암 지형과 오랜 세월 풍화된 기암괴석은 그 자체로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이다.
17km 성곽길에 서린 300년의 역사
금정산의 진가는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비로소 나타난다. 이곳에는 1703년에 축성된 금정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체 길이가 무려 17km에 이르는 이 성곽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쌓아 올린 호국 성지다.숲길과 어우러진 성벽을 따라 걷는 것은 단순한 등산을 넘어 역사 순례의 경험을 안긴다. 여기에 678년에 창건된 고찰 범어사까지 품고 있어, 산 전체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나 다름없다.
정상인 고당봉(801m)에 오르면 부산 시내와 낙동강 하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부 바위 위에는 둘레 3m의 ‘금샘’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이 금빛 샘은 금정산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탐방 코스는 목적과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3시간 내외의 가벼운 산행을 원한다면, 약 5km 거리의 범어사 원점회귀 코스가 제격이다. 조금 더 긴 코스를 원한다면 약 7km의 능선 순환 코스(3시간 30분 소요)도 좋은 선택지다.
산행 후에는 산성마을에서 허기를 달래야 한다. 이곳은 전통주인 금정산성 막걸리와 별미인 흑염소 불고기로 유명하다. 땀 흘린 뒤 맛보는 향토 음식은 금정산 산행의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