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가 매사냥 중 발견한 절경, 지금은 개인 사유지… 방문 전 확인 필수
500m 걸어 올라가야 하는 절벽 위 누정, 무턱대고 찾았다간 문전박대 당하는 이유
8월의 밀양 단장천은 푸른 물줄기와 붉은 배롱나무 꽃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가파른 절벽 위에 고즈넉이 자리한 전통 누정, ‘반계정’은 이 풍경의 화룡점정이다. 수령 300년의 배롱나무가 뿜어내는 강렬한 색채는 조선 시대 선비의 풍류를 오늘날로 소환한다.
하지만 이 절경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지도 앱에도 나오지 않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풍경 하나만 믿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간, 정자 입구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알고 보니 이곳은 개인 사유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계정은 개인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유지다.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있지만, 국공립 시설처럼 상시 개방된 공간이 아니다.
따라서 내부를 관람하거나 답사를 원할 경우, 방문 전 반드시 소유주 측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종손 이창희 씨(010-5009-4084)에게 유선으로 연락해 방문 목적과 시간을 알려주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전 조율 없이 현장을 찾으면 문이 닫혀 있거나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매사냥 중 우연히 발견한 풍광에 반해 정자를 세웠다는 조선 영조 51년(1775년)의 이야기는, 250년 가까이 흐른 지금 후손들의 세심한 관리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소유주의 허락을 받았다면 다음은 물리적인 준비 차례다. 반계정은 절벽 위에 세워진 구조적 특성상 정자 바로 앞까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인근에 차를 세운 뒤 약 500m 거리를 직접 걸어 올라가야 한다. 여름철에는 경사진 길이 땀으로 흠뻑 젖게 할 수 있으니,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편한 신발과 충분한 식수를 챙기는 것이 좋다.
정자 뜰 안에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300년 수령의 배롱나무 세 그루가 위용을 뽐낸다. 선비의 은둔 문화가 깃든 이 공간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며 단장천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방문의 가치는 충분하다.
반계정 탐방 후 아쉬움이 남는다면 근처의 밀양 월연정까지 둘러보는 동선을 추천한다. 월연정은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시간 제약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다만, 이곳 역시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어 주변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움직여야 여유로운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