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 싹 가시는 계곡길 끝, 신라 진흥왕이 머물던 천연 동굴

부채처럼 펼쳐진 600년 장사송, 입장료 없이 만나는 압도적 풍경

진흥굴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한여름 더위도 잊게 만드는 서늘한 바람이 바위틈에서 불어온다. 전북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은 거대한 암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속세의 소음을 지운다.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만이 고요한 정취를 더한다.

이 길 끝에는 신라의 왕이 머물렀다는 천연 동굴과 600년 세월을 이겨낸 소나무가 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을 보는 데는 입장료가 들지 않는다. 2007년부터 전면 폐지됐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지만, 그 배경에는 역사적 인물과 자연이 얽힌 이야기가 자리한다.

진흥굴 외부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왕위를 내려놓은 왕이 이곳에 머문 배경

신라 제24대 진흥왕은 왕위에서 물러난 뒤 이곳의 동굴에 머물며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스스로를 법운자라 칭하며 세속의 영화를 등진 것이다.

왕이 머물렀다는 진흥굴은 길이 10m, 높이 4m 규모의 천연 동굴이다. 577년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하게 된 계기도 진흥왕의 꿈에서 비롯됐다는 설화가 창수승적기에 기록돼 있다.

진흥굴과 소나무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진흥굴 앞에서 600년을 버틴 장사송의 위엄

진흥굴 바로 앞에는 압도적인 풍채의 노거수가 방문객을 맞는다. 나이가 약 60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고창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이다. 옛 고창 지명인 장사현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높이 23m에 달하는 이 소나무는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지상 2.2m 높이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 부채처럼 펼쳐지는 독특한 수형이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도솔계곡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입장료 0원, 누구나 누리는 도립공원의 혜택

이 모든 절경을 누리는 데 필요한 비용은 없다. 선운산도립공원은 2007년 3월 1일부로 입장료를 전면 폐지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만약 당신이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이곳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절기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도솔암 인근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어 탐방에 불편함이 적다.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는 점도 장점이다.
진흥굴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