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가 기도했던 왕실 사찰

가파른 산길에 놀라고 해물파전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금산 보리암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남해 금산에 자리한 보리암. 이곳을 두고 누군가는 ‘천 원짜리’ 풍경이라 말하지만, 실상은 그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절경을 품고 있다. 성인 기준 입장료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입장료 뒤에 해발 680m의 험준한 지형과 만만치 않은 여정이 숨어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가는 가파른 산세에 당황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주차장이 가득 차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단순히 저렴해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경험을 약속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금산 보리암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주차비 5000원, 그래도 사람이 몰리는 이유

보리암으로 향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복곡 주차장까지 자가용으로 이동한 뒤, 왕복 2,500원의 마을버스를 타고 입구까지 가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때 승용차 기준 주차비 5,000원이 별도로 발생한다. 입장료의 다섯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버스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70세 이상 어르신이나 미성년자는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지다. 모든 비용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금산 보리암 경관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성근

태조 이성계의 기도가 닿았던 절경

보리암은 683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이후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 끝에 조선을 건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왕실의 원당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유구한 역사는 사찰 곳곳에 깃들어 있지만,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 것은 단연 압도적인 풍광이다.

해수관음상 앞에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짙은 해무 사이로 남해의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아찔한 절벽 끝에 자리한 사찰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완성한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금산 봉수대까지 오르면 그 경치는 절정에 달한다.
보리암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금산산장 해물파전, 이것만은 알고 가야

절경에 취해 걷다 보면 금산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의 명물은 단연 11,000원짜리 해물파전.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파전 맛은 많은 등산객이 보리암을 찾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다만 산장이 붐빌 경우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보리암까지의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총 2km 길이의 금산바래길 코스는 약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본격적인 탐방 구간이다.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산행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안전한 산행 준비는 필수다.

보리암을 둘러본 뒤에는 인근의 상주은모래비치나 남해파독전시관을 함께 엮어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명소들이 남해 여행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준다.
상주은모래비치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