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은 백화점 대신 여기 간다
3000원 들고 ‘보물찾기’ 한다는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 쇼핑에서 요즘 가장 먼저 들러볼 만한 곳은 그릇상가다. 예전에는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부부나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다면 최근에는 예쁜 접시와 컵, 주방 소품을 찾아온 20~30대 방문객도 쉽게 볼 수 있다.
저렴한 도자기 접시는 3000원대부터 찾아볼 수 있고 컵과 작은 볼, 앞접시 등 비교적 부담 없이 집어 들 수 있는 제품이 많다. 자취생이라면 한두 개씩 서로 다른 디자인을 골라 자신만의 식탁을 꾸며보는 것도 방법이다.
남대문 그릇 쇼핑의 묘미는 ‘찾는 재미’에 있다. 매장마다 취급하는 디자인과 가격, 재고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 가게에서 모두 구입하기보다는 몇 곳을 둘러보며 가격과 디자인을 비교하는 것이 좋다.
여행객이라면 포장도 중요하다. 접시나 컵처럼 깨지기 쉬운 제품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한다고 미리 말하고 완충 포장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KTX나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한다면 무거운 그릇은 여행 초반부터 들고 다니기보다 시장을 충분히 구경한 뒤 마지막에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릇상가 다음으로 눈여겨볼 곳은 의외로 목욕용품점이다. 최근 남대문시장은 젊은 층 사이에서 ‘사우나템 성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평범한 초록색 때수건만 떠올렸다면 생각보다 구경할 것이 많다. 캐릭터가 들어간 때타월부터 때밀이 장갑, 목욕가방, 사우나 방석, 목욕 비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상당수 제품이 2000~7000원대로 부담이 적어 친구들과 하나씩 고르기도 좋다.
특히 여행객에게는 부피가 작고 가벼운 때타월이나 목욕용품이 괜찮은 기념품이 될 수 있다. 여러 개를 구입해도 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제품도 가게에 따라 가격이나 종류가 다를 수 있다. SNS에서 특정 제품을 보고 찾아왔다면 사진을 미리 저장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상인에게 사진을 보여주면 원하는 제품이나 비슷한 상품을 찾기가 한결 쉽다.
남대문시장은 생각보다 넓다. 무작정 걷다 보면 같은 골목을 다시 지나거나 원하는 상가를 찾느라 시간을 보내기 쉽다.
때문에 처음 방문한다면 ‘사고 싶은 것’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순서를 정해두는 것이 편하다. 예를 들어 그릇을 보고 목욕용품과 액세서리를 구경한 뒤 꽃시장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액세서리와 잡화 매장에서는 옥반지나 귀걸이, 목걸이, 헤어 액세서리 등 작은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도매 중심 매장도 있어 소매 구매 가능 여부와 최소 구매 수량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꽃시장 역시 생화부터 조화, 화병, 인테리어 소품까지 구경거리가 많다. 다만 지방에서 올라온 여행객이라면 생화를 하루 종일 들고 다니기 어려울 수 있다. 꽃이나 부피가 큰 소품은 마지막 코스로 남겨두는 편이 편하다.
남대문시장에 갈 때는 평소 쇼핑몰에 갈 때와 조금 다르게 준비하면 편하다.
우선 카드와 함께 소액 현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대부분 결제수단이 다양해졌지만 점포마다 결제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표가 보이지 않는 제품은 구입 전에 가격부터 확인하고, 여러 개를 살 계획이라면 묶음 구매가 가능한지도 물어보자.
큰 캐리어를 끌고 시장 안쪽을 돌아다니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 골목이 붐비는 시간에는 이동이 불편할 수 있어 숙소나 주변 보관시설에 큰 짐을 맡기고 가벼운 가방으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접이식 장바구니 하나를 챙겨가면 여러 매장에서 작은 물건을 살 때도 유용하다.
영업시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남대문시장은 하나의 쇼핑몰이 아니라 수많은 상가와 개별 점포가 모인 시장이다. 품목과 상가에 따라 영업시간과 휴무일이 다르고 도매 중심 점포는 예상보다 일찍 영업을 마칠 수도 있다. 꼭 방문하고 싶은 매장이 있다면 출발 전에 해당 매장의 영업 여부를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쇼핑을 마쳤다면 먹거리 차례다. 시장 안에는 칼국수 골목과 갈치조림 골목 등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먹거리 골목이 있다. 그릇과 생활용품을 구경하다 출출해졌다면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쉬어가거나 매콤한 갈치조림으로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다.
남대문시장은 서울역과 명동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방에서 KTX를 타고 올라왔다면 서울역을 출발점으로 남대문시장을 둘러본 뒤 명동까지 이어가는 코스를 짜기 좋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2~3시간 정도 쇼핑 시간을 잡고 ‘그릇상가→사우나템→액세서리·잡화→먹거리’ 정도로 압축해도 된다. 반나절을 투자할 수 있다면 꽃시장까지 추가해 천천히 둘러보는 편이 좋다.
남대문시장에서는 꼭 비싼 물건을 사야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000원짜리 접시 하나, 귀여운 때수건 하나를 발견하는 순간도 충분한 여행의 추억이 된다.
이번 주말 서울에서 조금 색다른 쇼핑 여행을 해보고 싶다면 ‘살 것 목록’과 접이식 장바구니부터 준비해보자. 백화점처럼 정해진 매장을 찾아가는 쇼핑과 달리 골목을 돌다가 예상하지 못한 물건을 발견하는 ‘보물찾기’야말로 남대문시장 쇼핑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