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등산 없이 만나는 1500년 전 백제 산성

정상에 선 550살 느티나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배경은

부여 성흥산 가림성 / 한국관광콘텐츠랩
산성(山城)이라는 말에 지레 겁부터 먹는 이들이 많다. 험준한 산세와 가파른 등산길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차 후 불과 200m만 걸으면 1500년 역사의 현장에 닿는 곳도 있다. 거대한 느티나무가 성곽을 지키는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로 통한다.

부여 성흥산에 자리한 가림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발 260.1m로 높지 않고, 오르는 길도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별도의 입장료나 정해진 휴일 없이 연중무휴로 개방되는 점도 큰 장점이다.
가림성 느티나무 / 한국관광콘텐츠랩

주차 후 200m, 산성 오르기가 이렇게 쉬웠다

실제로 가림성은 편리한 접근성으로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차장에서 성의 남문터까지 거리는 약 200m에 불과하다. 차를 세우고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백제의 숨결이 깃든 역사적 공간에 들어설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부담 없는 조건 덕분에 가벼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주목받는다.

역사적 가치 또한 남다르다. 가림성은 백제 동성왕 23년인 501년, 위사좌평 백가가 축조했다는 명확한 기록이 남아있다. 백제 시대 산성 중 축성 연대와 옛 지명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성곽으로 평가받는다.
가림성 성곽 / 한국관광콘텐츠랩

천연기념물 느티나무가 1500년 역사를 품다

성곽 정상부에 오르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나무는 2021년 8월 천연기념물 제564호로 지정됐다. 수령은 약 55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22m, 가슴높이 둘레 5.4m에 이르는 거목이다.

오랜 세월 성곽과 함께 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는 가림성의 상징과도 같다. 성곽 내부에는 백제 부흥운동을 펼치다 스러져간 이름 없는 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충혼사도 자리해 숙연함을 더한다. 1500년 전 방어 시설의 흔적과 수백 년 된 나무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사랑느티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 오정균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