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이트 DDP 무료로 보세요”
222m 초대형 야경, 13일이면 끝난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서울 한복판에 영화관보다 훨씬 큰 ‘스크린’이 등장했다. 따로 표를 살 필요도, 실내 전시장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해가 지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거대한 은빛 외벽 위로 영상이 흐르고 빛과 레이저, 음악이 쏟아진다. 백남준과 유영국의 예술까지 초대형 미디어아트로 만날 수 있는데 관람료는 0원이다.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이 특별한 서울 야경은 오는 13일 밤이면 사라진다.
사진=서울시 DDP
■ 222m 건물 전체가 스크린…밤 7시 30분 시작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 3일부터 DDP에서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을 열고 있다. 행사는 오는 13일까지 11일간 진행된다.

평소 낮에 봤던 DDP를 생각하고 방문하면 분위기는 꽤 다르다. 해가 지고 공연이 시작되면 DDP 전면부 222m 외벽 전체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한다. 굴곡진 건축물을 따라 영상이 움직이고 음악과 레이저가 더해지면서 건물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된다.

관람 방법은 간단하다. 행사 기간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DDP를 찾으면 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별도로 입장권을 예매할 필요도 없다. 퇴근 후 들르거나 동대문에서 저녁을 먹은 뒤 가볍게 야경을 즐기기에도 좋다.

올해 서울라이트 DDP의 연간 주제는 ‘DAYBREAKER(데이브레이커)’다. 어둠을 깨고 새로운 빛을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 가을에는 ‘K-Original Light’를 주제로 지금의 한국 문화를 만들어온 예술과 이야기를 빛으로 다시 보여준다.
사진=서울시
■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DDP 외벽을 채운다

가장 눈여겨볼 작품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재해석한 ‘The Break Point’다. 미디어아트 그룹 버스데이(VERSEDAY)가 백남준의 철학을 현대적인 영상 기술로 풀어냈다. 작은 TV 화면이나 전시실에서 작품을 보는 것과 달리 거대한 DDP 외벽이 하나의 캔버스가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유영국의 작품도 밤하늘 아래 펼쳐진다. 미디어 아티스트 권하윤과 함께 선보이는 ‘내 안의 산을 찾아서’에서는 유영국 작품을 상징하는 산과 강렬한 색채가 건물의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300년 전 한글도 미디어아트가 된다. 오래된 가집 ‘청구영언’에 담긴 노랫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말이 빛나는 밤’에서는 한글이 빛과 영상으로 바뀌어 DDP 위를 채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노래로 즐겼던 글이 2026년 서울 한복판에서 디지털 작품으로 다시 등장하는 셈이다.

여기에 레이저 시그니처쇼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까지 이어진다. 작품을 하나씩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DDP 주변을 걸으며 빛과 음악이 바꾸는 건물의 모습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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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토·일에는 라이브 공연까지…모두 무료

조금 더 화려한 장면을 보고 싶다면 마지막 주말을 노려볼 만하다. 미디어파사드에 실제 음악 공연이 더해지는 라이브 프로그램이 남아 있다.

11일과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DJ 소울스케이프(SOULSCAPE)가 무대에 오른다. 12일에는 힙노시스 테라피(HYPNOSIS THERAPY)가 공연한다. 장소는 DDP 어울림광장이며 오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라이브 공연 시간에 맞추기 어렵더라도 서울라이트 자체는 오후 10시 30분까지 계속된다. 동대문에서 쇼핑이나 식사를 한 뒤 방문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별도의 티켓 없이 222m 규모의 미디어파사드와 레이저쇼를 볼 수 있어 가을밤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부담이 적다. DDP 특유의 곡선형 외관과 화려한 영상이 어우러져 사진과 영상을 남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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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가야지” 했다간 놓친다…13일 밤 종료

주의할 점은 이번 프로그램이 상설 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은 13일 오후 10시 30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DDP에서는 이후에도 다른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지만 백남준과 유영국, 청구영언을 한자리에서 빛으로 만나는 이번 가을 시즌은 이때 끝난다.

방문한다면 작품 이름을 모두 외워갈 필요도 없다. 오후 7시 30분 이후 DDP에 도착해 거대한 외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준비는 끝이다. 낮에는 익숙한 은빛 건축물이었던 DDP가 밤에는 222m짜리 스크린으로 변한다.

입장료는 무료, 별도 예매도 필요 없다. 대신 남은 시간은 단 며칠이다. 멀리 떠나지 않고 서울에서 평소와 다른 밤 풍경을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DDP를 기억해둘 만하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