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부터 핑크빛 해변까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이색 해변 5곳
휴가 계획을 세울 때 대부분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상식을 뛰어넘는 해변들이 존재한다. 분홍빛 모래가 펼쳐진 해변부터 검은 화산 모래, 초록빛 광물로 물든 해변까지 자연이 만들어낸 색채의 향연은 여행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단순히 바다를 보는 것을 넘어 평생 잊지 못할 풍경과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특별한 해변들이 최근 SNS와 여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리브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바하마 하버 아일랜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핑크 샌드 비치가 있다. 이름 그대로 해변 전체가 연한 분홍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약 5km에 걸쳐 이어진 해안선은 마치 파스텔로 색칠한 듯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신비로운 색깔은 바다에 서식하는 미세 생물인 유공충의 붉은 껍데기와 산호 조각이 하얀 모래와 섞이면서 만들어진다. 특히 해가 떠오르거나 석양이 비치는 시간대에는 핑크빛이 더욱 선명해져 사진 촬영 명소로 손꼽힌다. 흰색 원피스나 밝은 색상의 의상을 입고 촬영하면 마치 화보 같은 장면을 남길 수 있다.
아이슬란드 남부 비크(Vík) 인근에 위치한 레이니스피아라는 새카만 모래와 거친 북대서양 파도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세계 최고의 해변 중 하나로 꼽히며 매년 수많은 여행객과 사진가들이 찾는다.
검은 모래는 수천 년 전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현무암이 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만들어졌다. 해변 뒤편에 우뚝 솟은 육각형 주상절리 절벽은 SF 영화 속 외계 행성을 연상시킨다. 회색 하늘과 검은 모래, 거친 파도가 한 프레임에 담기며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하와이 빅아일랜드 남단에 위치한 파파콜레아 해변은 지구상에서도 매우 희귀한 녹색 모래 해변이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그린 샌드 비치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약 4만 년 전 화산 폭발 당시 분출된 감람석 광물이 모래에 남으면서 독특한 초록빛을 띠게 됐다. 햇빛 각도에 따라 올리브색에서 에메랄드빛까지 다양한 색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긴 트레킹 끝에 만나는 풍경은 마치 다른 행성에 도착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리스 산토리니에는 하얀 건물과 푸른 지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부 지역에 자리한 레드 비치는 이름처럼 붉은색 절벽과 모래사장이 특징인 독특한 해변이다.
철분이 풍부한 화산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면서 붉은빛을 띠게 되었고, 그 잔해가 해변 전체를 채우고 있다. 붉은 절벽 아래로 펼쳐진 짙푸른 에게해는 강렬한 색 대비를 만들어낸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빅서 지역에 위치한 파이퍼 비치는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보라색 해변’으로 불린다. 항상 보라색은 아니지만 비가 내리거나 파도가 강하게 친 이후 해변 곳곳에 보랏빛 무늬가 나타난다.
이는 주변 절벽에 포함된 망간 가넷 광물이 빗물과 파도에 의해 씻겨 내려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모래 위에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보랏빛 패턴은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해변의 상징인 ‘키홀 록’과 함께 촬영하면 더욱 특별한 여행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평범한 백사장 대신 검은색, 분홍색, 초록색, 붉은색, 보라색으로 물든 해변들은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바다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와 색감을 품고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언젠가 떠날 버킷리스트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색을 품은 이색 해변부터 체크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