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부터 뉴욕까지 ‘먹방 여행’
미국 여행서 꼭 먹어야 할 버거 맛집 5곳
첫 목적지는 시카고다. 최근 타임아웃이 발표한 2026년 미국 최고의 햄버거 순위에서 Au Cheval의 더블 치즈버거가 1위를 차지했다.
웨스트 루프에 자리한 이곳의 버거는 얇게 눌러 구운 패티에 치즈와 피클, 디종 머스터드를 활용한 소스를 더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두툼하게 자른 페퍼 베이컨까지 추가할 수 있다. 화려한 재료를 잔뜩 쌓기보다는 고기와 치즈의 맛을 강하게 살린 미국식 버거에 가깝다.
오전 10시부터 버거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것도 여행자에게 반가운 부분이다. 유명세 때문에 대기가 생길 수 있어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유리하다. 시카고 피자만 먹고 돌아오기 아쉽다면 여행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LA는 한 도시에서 미국 햄버거의 양극단을 경험하기 좋다.
서부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곳이 In-N-Out Burger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한국 여행객에게도 익숙하다.
반대편에는 고급 버거가 있다. 할리우드의 프렌치 레스토랑 Petit Trois가 선보이는 ‘Big Mec’은 2026년 미국 최고의 버거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두 장의 소고기 패티에 아메리칸 치즈와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 갈릭 아이올리 등을 더하고 푸아그라가 들어간 보르들레즈 소스를 끼얹는다. 패스트푸드 햄버거와는 정반대의 경험이다. LA에서 인앤아웃과 빅 멕을 하루씩 먹어보며 ‘저렴한 미국 버거 vs 고급 미국 버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사진 한 장으로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버거는 미니애폴리스에 있다.
Matt‘s Bar and Grill의 ’Jucy Lucy‘다. 일반적인 치즈버거가 패티 위에 치즈를 올린다면 이곳은 두 장의 고기 사이에 치즈를 넣어 굽는다. 한입 베어 물면 녹은 치즈가 패티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1950년대부터 이어진 미니애폴리스의 지역 명물로, 2026년 미국 버거 순위에서는 3위에 올랐다. 다만 갓 나온 버거를 곧바로 베어 무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패티 속 녹은 치즈가 상당히 뜨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은 햄버거 하나를 위해 여행 동선을 짜도 될 만큼 선택지가 많다.
브루클린의 Red Hook Tavern 버거는 올해 미국 버거 순위 4위를 차지했다. 드라이에이징 소고기 패티를 사용하는 묵직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소호로 이동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햄버거 연구가로 유명한 조지 모츠가 만든 Hamburger America에서는 오클라호마식 프라이드 어니언 버거를 맛볼 수 있다. 얇게 썬 양파와 소고기 패티를 철판에서 함께 눌러 굽는 것이 특징으로 올해 순위 7위에 올랐다.
클래식한 뉴욕 분위기를 원한다면 1972년부터 이어진 어퍼이스트사이드의 J.G. Melon도 있다. 최신 유행의 스매시버거부터 오래된 뉴욕식 버거까지 비교해서 먹는 재미가 있는 도시다.
평범한 햄버거에 질렸다면 마지막 목적지는 테네시주 멤피스다.
유명한 음악 거리인 빌 스트리트에 있는 Dyer’s Burgers는 독특한 조리법으로 유명하다. 패티를 일반적인 철판에 굽는 것과 달리 기름에 튀기듯 조리한다. 2026년 미국 최고의 버거 순위에서도 5위를 기록했다.
뉴욕의 어니언 버거, LA의 화려한 고급 버거, 미니애폴리스의 치즈 폭탄과 비교하면 같은 햄버거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존재하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햄버거 하나 때문에 미국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햄버거는 도시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은 지역 음식에 가깝다. 시카고에서 미국 1위 버거를 맛보고, LA에서 인앤아웃과 고급 버거를 비교한 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치즈가 터지는 Jucy Lucy를 먹는 식이다. 다음 미국 여행에서는 관광명소 사이에 햄버거집을 끼워 넣는 대신, 먹고 싶은 햄버거를 먼저 정한 뒤 여행지를 골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